바로 일본..
7세기 경 율령 반포 이후 신라 골품제처럼 속한 신분에 따라 벼슬 승진 상한선이 칼같이 나뉜 신분제를 만들었습니다.
같은 귀족(공가)이라도 집안 격에 따라서 최고 벼슬인 관백이나 태정대신까지 올라가는 집안, 그 이하인 우대신이나 좌대신까지 올라가는 집안, 그 이하인 납언까지 올라가는 집안 등이 칼같이 나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집안들을 오섭가, 청화가, 대신가, 우림가, 명가, 반가라고 하죠. 신라처럼 성골, 진골, 6두품, 5두품 이런식으로 나눈 것과 비슷합니다.
1192년 막부 체제가 들어서고 무사들이 권력을 쥔 이후에도 이 신분제와 관직체제는 그대로 남아서 힘 있는 무사들이 실권 없는 천황이나 귀족에게 돈을 바쳐서 벼슬을 사는 일도 빈번합니다.
아니면 아예 족보조작을 통해 사실 자신도 공경이라고 우기거나 공가의 양자가 되어 벼슬을 얻는 경우도 있었죠.
대표적인 예가 그 유명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죠.
이렇게라도 벼슬 하나 얻으면 그걸로 가지는 권위와 명예가 있다보니 이런 신분제가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이런 신분제는 1868년 메이지 유신이 되어서야 무너지고 1945년 일제 패망으로 화족같은 귀족작위가 사라져서 막을 내렸죠.
비슷한 현상이 신라 말기에 있었는데, 신라는 지방 호족들이 이렇게 벼슬을 얻거나 사칭하는 걸 넘어 아예 국가를 만들어 독립하고 신라를 뒤집어 버린 게 차이입니다.
견훤만 해도 처음에는 신라 벼슬을 사칭하다가 나중에 대놓고 신라의 통제를 무시하고 후백제를 세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래서 고려나 조선은 골품제같은 고대 신분제가 빨리 사라지고 관직에서 혈통보다 능력을 좀 더 중시하는 경향이 생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