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영상에 따르면 18년 중으로 DIRAC 고급형이 나올 모양입니다.
사실 제가 DIRAC을 여태 구입하지 않은 것은 MMCX를 탑재하지 않아서인데, 이신렬 박사님이 직접 DIRAC의 고급형(속칭 디락 2)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니 잔뜩 기대해봐도 좋겠죠?
새로 나올 예정인 디락 2가 물론 DD 자체의 일신 또한 있겠지만, 영상에서 밝힌 것처럼 ‘고급형’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 선재라든지, 외장재, MMCX를 위시한 탈착형 케이블, 고급 부속품, 인도어 중심의 레퍼런스 성향 튜닝 등 DD보다는 다른 이어폰의 부속에 중점을 두어 차별화된 고급형을 출시한 계획인 듯 싶습니다.
그와 별도로 엔트리 모델인 디락 1 또한 존치시켜, 가격은 그대로 두고 계속 마이너한 개선을 추가해 SF 드라이버의 보급 최전선에 투입할 계획인 듯 합니다. 이런 투 트랙 전략은 분명히 의미가 있지요. 엔트리 모델로 지속적인 입문자 유입을 꾀하고, 이에 만족하지 못하는 마니아층의 수요는 고급형 모델로 유인하면 되니까요.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사실, 박사님의 전 작품인 DBA는 시장에서 처절하게 실패했습니다. DBA는 기존 BA의 근본적인 불안정한 구조를 타파하고, DD와 비슷한 구조를 채택했으며, 간결한 구조를 채택하고 자동화에 유리한 설계로 BA 생산의 단가를 낮추려 노력했으나, 제품의 결과는 생각보다 시원찮았죠. 지금까지 BA를 거의 대부분 공정을 자동화한 곳은 소니 정도밖에 없습니다. 사실 BA의 원가는 DD와 비슷한 수준인데, 단가가 비싼 이유는 순전히 조립 과정에서의 QC에서 소모되는 막대한 인건비 때문입니다. 사람이 조립하고, 사람이 검수하고. 틀어지면 일일히 사람이 조정하고 그마저도 여의찮으면 그대로 폐기. 그 돈이 그대로 BA 단가에 반영되는 것이지요.
BA는 그 구조 자체가 매우 불안정하다고 합니다. 왜율도 높구요. DD가 개선된다면 아마 BA는 다시 보청기나 톤플러스 같은 블루투스 제품에나 들어갈 초소형 드라이버 시장으로 입지가 크게 축소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DD가 BA에서 밀리는 부분 또한 존재해서, 그럴 일은 당분간 요원해 보입니다. 진동부가 비닐 한 장인 것과 금속판인 것은 그 특성이 많이 다르니까요. 그렇다고 BA에서 실제로 소리를 내는 부분이 금속은 아닙니다. 정확히는 그 금속판에 연결된 진동판이 소리를 내는 것이지요.
아무튼 쓸데없는 진동을 제어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진동판을 만들어보기 위해 별별 재료를 진동판으로 써 보았고, 그런 결과물이 소니의 액정 폴리머 진동판 같은 것들이 되겠지요.
한편, 쿼드비트 4를 개발한 크레신에서는 이를 타파하기 위해 금속성의 진동판을 시도했는데, 쉽게 말하면 랩과 호일을 번갈아 겹쳐 만든 메탈 진동판을 시도했습니다. 이런 시도들을 통해 BA의 움직임처럼 쓸데없는 움직임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꽤나 예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있어 왔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DD의 구조로는 금속 재질의 진동판을 움직이기에는 불리했으니까요. BA가 특별히 강한 자석을 사용하는 건 아니지만(게다가 BA는 네오디뮴을 쓰면 아마추어가 중립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므로 좀 더 낮은 세기의 자석을 씁니다)그 크기가 작아서 아마추어가 제대로 떨 수준은 됩니다. 하지만 DD의 진동부는 매우 큰 진동판 그 자체이지요.
그래서 SF 드라이버는 움직이는 부분의 힘을 강화하기 위해 구조를 변경하고, 결과는 나름 성공적이었습니다. 어쨌든 DD이지만, 기존 DD와는 구별되는 차별성이 있었고 기존의 DD의 싸구려 이미지를 타파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화의 일환으로 SF 드라이버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아직 초기형인데다, 사실상 DD에 센 자석 달아놓고 진동판을 금속 재질로 달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아 종전의 이어폰과는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든가 스타 트랙에서 튀어나온 듯한 제품이라든가 하는 말들은 터무니없는 말이지요. 기존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고 오히려 안정적인 DD의 구조를 따라가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특히 DBA의 지금 모습을 보면 말이죠). 하지만 그 간단함이 오히려 더 보급을 유도해낼 수 있고, 더불어 DD의 전성시대가 오는 것을 유도하는 일도 되어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웨이브가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결론은 새 이어폰 사고 싶네요. 빨리 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