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기글하드웨어기글하드웨어

커뮤니티 게시판 : 아주 기본적인 네티켓만 지킨다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입니다. 포럼에서 다루는 주제는 각각의 포럼 게시판을 우선 이용해 주시고, 민감한 소재는 비공개 게시판이나 수상한 게시판에, 홍보는 홍보/외부 사용기 게시판에 써 주세요. 질문은 포럼 게시판의 질문/토론 카테고리를 사용해 주세요.

오유펌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348786&page=4

 

 

집에 있던 캠코더가 더 이상 필요 없어서 중고나라에 올렸습니다.

싼값에 올렸던 탓인지 금방 전화가 오더군요.

산뜻한 여성 구매자의 목소리.. 제 머릿속을 녹여버립니다.

말캉말캉해진 제 뇌는 휘황찬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제가 거의 중증입니다..)

약속한 장소에 먼저 도착한 저는 기대감을 잔뜩 안고 기다렸습니다.

'이분이 구매자님이신가?'

'저분인가?'

'흠.. 이분은 아닌 거 같고..'

그날따라 미모의 여성 분들이 많이 지나가시더군요.

연달아 김칫국 마시고 있던 와중 멀리서 한 여자 분이 걸어옵니다.

멀리 있는데도 주변에 후광이 비치는 게 전 이분이 구매자임을 확신했습니다.

구매자가 가까이 다가오는데...

와.. 말도 안 되는 외모인 겁니다.

눈은 수지고 코는 한효주고 입은 아이유고...

제 심장은 더욱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판매자세요?"

전화 속 그 목소리였는데 실제로 들으니... 청아하고 단아하고 우아하고 세련되고 고상하고.................ㄷㄷ 

"네.. 되...되..되...되게 예....예.... 쁘... 시ㄷㄷ네ㄷㄷ요."

엉겁결에 쓸데없는 말이 나와버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녀가 싱그레 웃습니다. 

그녀의 미소를 보자 몸이 움직이지가 않습니다.

"저기 그 캠코더 볼 수 있을까요?"

"......"

안면에 마비가 옵니다..

만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지나친 아름다움에 패닉 상태에 빠지는 그 현상이 제게 일어난 겁니다...

"저기요....?"

"....."

"저기요!!?"

"ㅇ으.. 아.. 아..ㅇ아 네"

겨우 입술이 떼졌습니다.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다잡고 캠코더를 건냈습니다.

여자 분이 캠코더를 요리조리 살핍니다.

저는 그 모습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제 코에서 진득한 무언가가 흐릅니다.

직감적으로 코피인 걸 눈치 채고 뒤돌아서 닦았습니다.

근데 콧물이더군요...ㄷㄷ

"제가 인터넷방송을 하는데 전에 썼던 캠코더가 고장나서요."

'아.. 클라스가 남다르다 했더니 BJ였구나..'

이 말도 안 되는 넘사벽 외모가 조금 납득이 됩니다.

"아... 인터넷방송 저도 자주 보거든요 혹시 아이디 뭔지 알려줄 수 있나요?"

"아 정말요!? 저는 BJ루리(가명)예요!! 제 방에 꼭!! 와주세요."

"당연하죠! 꼬옥!! 볼 게요 ㅎㅎ"

 

그렇게 거래를 마치고 떠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자 가슴 한 편이 아립니다.. 

집에서 그분을 검색해봤습니다.

그녀 사진들을 보자 해맑은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방송을 시작한 지 2달 정도 된 초급BJ였는데 외모 덕분에 시청자깨나 있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방송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참 드럽게 시간 안 가더군요.

'띠링'

BJ루리가 방송을 시작했다는 알림이 뜨자마자 허겁지겁 폰을 들었습니다.

제가 5등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보다 빨리 들어온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조금 ㅂㄷ거렸습니다.

그녀는 화면 속에서도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캠코더가 좋다한들 그녀의 외모를 오롯이 담기에는 한참 모자랐습니다.

실물의 0.5%도 못 담는 화면 속 그녀를 보고 환호하는 남정네들을 보고 있으니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웃음은 그녀를 한 번도 실제로 보지 못한 그들이 가소로워서 나는 웃음입니다.

그녀가 저와 거래한 썰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그 판매자 부럽다며 수근대자 어깨가 으쓱합니다.

"그 판매자가 접니다!!"

저는 별풍선 100개를 쏘며 외쳤습니다.

"와!! 정말 보러 와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환하게 웃으며 절 반겨주는데 기분이 날아갈 거 같았습니다.

저는 그렇게 지금까지 3개월 동안 100만 원을 그녀에게 투자했습니다.

무려 팬클럽 4등입니다. 

남들이 이 일을 들으면 절 호구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왜냐구요?

 

다시 3개월 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녀가 방송을 마쳤고 저는 아렴풋이 잠에 들었을 때였습니다.

"까톢!"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폰을 집었습니다.

"진짜로 제 방송 봐주실 줄 몰랐어요!! 감사합니다♥"

"방송으로 봐도 너무 예쁘세요!!!! 앞으로도 항상 볼 거예요!!ㅎㅎ"

이렇게 답장을 보낸 저는 흐뭇하게 잠에 들었습니다.

약속대로 저는 매일 그녀의 방송을 봤습니다.

그렇게 한 달 조금 넘게 지난 날 새벽이었습니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휴대폰 진동소리가 자고 있는 제 귓등을 때립니다.

'조금 울리다 말겠지..' 

진동이 대여섯번 울리더니 끊깁니다.

'정말로 조금 울리네...'

다시 자려다가 궁금한 마음에 확인해봤습니다.

루리님이었습니다.

방송은 매일 봤었지만 서로 연락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안 좋은 예감이 듭니다.

저는 바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세요?"

"죄송해요..."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합니다.

"무슨 일 있어요?"

"그... 누가 저희 집 문을 계속 두드려서..."

"네? 누가요??"

"모..모르겠어요.. 흐윽.. 아까부터 창문으로 누가 지켜.. 흐윽.,.  보는 거 같고..."

그녀가 울먹입니다.

"네?? 지금 혼자 있어요???"

"네... 지...금 생각 나는 사람이... 카와이루리짱(제 아이디)님... 뿐이라서... 이 시간에 전화..를.. 죄송해요.."

그녀의 겁먹은 목소리를 듣자 정의감이 솟구칩니다.

"아니에요. 지금 바로 제가 거기로 갈게요!! "

"아니요.. 괜찮아요.."

"아니긴요! 제가 가서 그 사람 혼쭐을 낼게요!!! 주소가 어떻게 되요???"

"아니에요.... 진짜 괜찮아요..."

"지금 바로 갑니다!!! 사시는 곳이 그..그 해피빌라 주변이시던가????" 

"아니요!! 오지 말라니까요!! 저 진짜 괜찮다구요!!"

그녀가 호통을 칩니다.

"아... 네..괘..괜찮으시구나.."

"그냥.. 얘기할 수 있어요?"

그렇게 오밤중에 BJ생활의 애환부터 시작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음 날 출근해야 하지만 일보다 그녀가 더 중요하니까요.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슬픕니다....ㅠㅠ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이유가 부도난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서라니.........ㅠㅠㅠ

그리고 불우한 가정 환경!!!!!!! 가까운 사람들의 배신!!!!!! 등등등...ㅠㅠㅠ

그녀의 사연에 눈물이 눈앞을 가려 지금까지 앞이 안 보입니다.....ㅠㅠ

그녀의 밝은 모습 뒤편에 이렇게 많은 아픔들이 있을 줄이야...

그녀를 이 모진 세상에서 구원해 내고 싶습니다.

아니!! 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반드시!!! 그녀를 구해낼 것입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제 한 목숨 기꺼이 바칠 수 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더욱 그녀를 열정적으로 응원했습니다.

통화도 거의 매일 했습니다. 

종종 만나서 술 마시며 그녀의 아픈 곳을 어루만져줬습니다.

그녀도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제가 꽤 마음에 드나 봅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썸을 탔습니다.

 

 

 

 

 

그리고!! 어제!!!!! 그녀에게 고백했습니다.

 

어제는 그녀가 제게 소고기를 사주겠다고 약속한 날이었습니다.

다른 때보다 머리와 옷에 잔뜩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살짝 약속 시간에 늦었습니다. (여자들이 화장하다가 늦는 이유를 꺠닫게 되는 순간...)

그렇게!!

영화 보고!! 

소고기 맛있게 먹고!!

밤바람 맞으며 천변을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고백할 타이밍을 봅니다.

그녀가 옆에서 종알종알 얘기하는데 극한의 긴장감에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옵니다.

계속 심호흡을 하며 타이밍을 살핍니다.

옆에서 자꾸 뭐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근데 안 들립니다..

"제말 듣고 있어요!!?"

그녀가 소리치자 화들짝 놀란 저는...

몰래 손에 쥐고 있었던 튤립 한 송이를 건내며

"네!!? 사귈래요!!??"

얼떨결에 외쳤습니다.

그녀도 화들짝 놀란 듯 눈이 땡그레지더니

싱긋 웃으며!!

"그래요!!"

 

 

 

 

 

 

 

 

 

 

 

 

 

저는 항상 이런 날을 고대하며 중고거래를 합니다. 

정상인가요?



  • ?
    PLAYER001 2017.07.08 17:40
    음...
    불가능
  • profile
    파인만 2017.07.08 17:53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 ?
    title: 흑우피자피자 2017.07.08 17:57
    만화끝에 히오스 있는듯한 기분이군요
  • profile
    니코다이스키 2017.07.08 18:03
    소설가 인줄.... 연애가 그렇게 쉬운게 아닌데..
  • ?
    AltAir 2017.07.08 18:19
    손나코토...... 아리에나이......
  • ?
    iks4rus 2017.07.08 18:54
    무리요~ 일단 방송하는 여캠들.. 방송모습만 보고 믿으시면안됩니다 ㅋㅋ 연예인들도 마찬가지죠? 특히 얼굴만믿고 방송하는 여캠들 대부분 흔히말하는 별창인데 님 재력이 상위1%이상아니면 사귀기힘들걸요 ㅋㅋ 그리고 별풍호구들 떨어져나갈까봐 안밝히는거지 대부분 남친있슴다 누나나 동생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집에서하는거랑 밖에서 내숭부리는거랑 딴판이죠? 여캠들은 그거보다 몇배는심하다고 보심되요 ㅋㅋ 무슨 별풍안밝히는척 개념있는척 대부분 코스프레임다
  • profile
    동방의빛 2017.07.08 19:26
    마지막이 시공의 폭풍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요...
  • profile
    dmsdudwjs4      Into the Unknown, Show Yourself !! // ThunderVolt_45 2017.07.08 19:51
    마지막을 히오스로 바꾸시면 완벽하겠네요.
  • ?
    archwave 2017.07.08 20:23
    뭔가 얘기 좀 해드려야겠다고 진지충 모드 설정. 좀 더 자세한 파악을 위해 글을 다시 읽으려는 순간.

    맨 앞에 쓰여진 [ 오유펌 ] --- 이걸 왜 못 본거지 ?

    파닥파닥.. 낚였다.
  • ?
    포인트 팡팡! 2017.07.08 20:23
    archwave님 축하합니다.
    팡팡!에 당첨되어 10포인트를 보너스로 받으셨습니다.
  • profile
    레나 2017.07.08 20:42
    한여름밤의 꿈인가요..^^
  • ?
    프레스핫 2017.07.08 20:44
    허허.. 불가능은 아니겠지요
  • ?
    중고나라VIP      (5600x / RX6600XT) 원래 암드는 감성과 의리로 쓰는겁니다. 2017.07.08 21:00
    아 이런 꿈...
  • ?
    Mazenda 2017.07.08 22:11
    당연히 꿈이죠 ㅎㅎ

    아무튼 꿈임!.....
  • profile
    Lynen      벗어날 수 없는 병의 굴레 2017.07.09 01:44
    ASKY....
  • ?
    히로리아 2017.07.09 12:36
    에라잌ㅋㅋㅋ 소설을 잘쓰시네요 ㅋㅋㅋ
  • profile
    그뉵미남좌식 2017.07.10 00:05
    ㅎㅎㅎ;;

작성된지 4주일이 지난 글에는 새 코멘트를 달 수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벤트 [23일] 마이크로닉스 MA-600T 쿨러를 드립니다 14 file 낄낄 2024.04.17 574
45441 잡담 오랜만의 생존 신고 겸 이번에 구매한 키보드입니다. 4 file Lua 2020.11.24 371
45440 잡담 저도 신비한 경험을 했었습니다. 13 file 칼로스밥 2020.11.24 543
45439 잡담 후... 질럿습니다.. 7 file 포도맛계란 2020.11.24 454
45438 잡담 뭔가 지르고 싶어서 안달입니다 5 dmy01 2020.11.24 332
45437 퍼온글 영국 치과 vs 한국 치과 사용기 9 file 911 2020.11.24 1208
45436 퍼온글 한때 듣기평가 능력을 시험하던 역 5 file title: 폭8애옹 2020.11.24 583
45435 핫딜 델 모니터 27인치(147,400), 24인치(107,800) 6 file 닭털뽑는곰 2020.11.24 672
45434 퍼온글 요즘 일본어학습 어플 컨셉 10 file title: 부장님호무라 2020.11.24 741
45433 잡담 운영체제는 가벼운게 최고인 것 같아요 17 file 수리 2020.11.24 1132
45432 잡담 선반 다시 무너졌네요 23 file 슈베아츠 2020.11.24 911
45431 잡담 지른게 왔네요 3 file 이리온너라 2020.11.24 367
45430 잡담 돈을 많이 아꼈네요. 칼로스밥 2020.11.24 352
45429 방구차 IQ 방구차 file 주식왕 2020.11.24 185
45428 잡담 치과 다녀왔습니다 11 낄낄 2020.11.24 571
45427 잡담 야밤에 일을 벌이면 안되는 이유 3 file title: 가난한까마귀 2020.11.24 587
45426 잡담 내책상 위 작은 빅나비 1 file 카에데 2020.11.24 522
45425 잡담 돈을 100% 아꼈습니다... 13 title: 가난한까마귀 2020.11.23 732
45424 잡담 다이어트를 해야하는 이유 26 file 하뉴 2020.11.23 732
45423 잡담 알리 지름 결산 2 title: 흑우Moria 2020.11.23 385
45422 잡담 현타가 심하게 오네요. 1 큐비트 2020.11.23 399
45421 잡담 중국돈 뺏어왔습니다 2 file BEE3E3 2020.11.23 547
45420 잡담 ??? : 반값에 산거면 중국 돈을 뺏은거지 5 file title: AI깍지 2020.11.23 720
45419 잡담 Arctic MX-4 정품과 가품 비교 4 file 도개주 2020.11.23 1406
45418 잡담 알리 할인한다고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그... 13 file 아리스 2020.11.23 471
45417 잡담 파운더스 에디션의 기다림이 길어졌습니다... 6 file FactCore 2020.11.23 311
45416 장터 (끌올) 갤럭시 S10 5G 판매 7 file 쿤달리니 2020.11.23 595
45415 잡담 콩잎 김치를 아시나요? 16 file 아리스 2020.11.23 540
45414 잡담 텅장의 주범이 도착 27 file 스파르타 2020.11.23 654
45413 잡담 라데온7 중고가격이 6800 신품 가격이랑 비슷하군요? 24 file 동방의빛 2020.11.23 975
45412 잡담 mx4 가품에 걸렸읍니다 11 file zlzleking 2020.11.23 71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66 1267 1268 1269 1270 1271 1272 1273 1274 1275 ... 2785 Next
/ 2785

최근 코멘트 30개

AMD
더함
MSI 코리아
한미마이크로닉스

공지사항        사이트 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신고와 건의


기글하드웨어는 2006년 6월 28일에 개설된 컴퓨터, 하드웨어, 모바일, 스마트폰, 게임, 소프트웨어, 디지털 카메라 관련 뉴스와 정보, 사용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개인 정보 보호, 개인 및 단체의 권리 침해, 사이트 운영, 관리, 제휴와 광고 관련 문의는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관리자 이메일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