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의 물을 막는 장치가 고장났습니다. 반쯤 뽑힌 채로 안 내려가네요. 당연히 고쳐야지요. 이런 작업을 할 때 겪은 어려움은 크게 4가지입니다.
1. 사람을 부를 필요가 없다는 걸 알기 어렵다.
2. 고장난 부속을 업자 용어로 뭐라고 부르는지 모른다.
3. 수많은 부속 중 뭘 사야할지 정하기 어렵다.
4. 부속을 사도 공구가 없다.
저야 1번은 진작 알고 있었으니 제가 직접 하려 마음 먹었고, 2번은 검색을 좀 하니까 나오네요. '세면대 폽업' 혹은 '세면대 팝업'이라고 부릅니다. pop up인가봐요.
뭘 사면 되는지 알았는데 종류가 너무 많네요. 자동, 수동이야 세면대 형태 보고 정하면 되는거니까 그런갑다 하는데, 국산, 수입부터 시작해서 잠금 형태까지 따져볼게 너무 많고, 똑같은 물건도 판매처에 따라서 가격이 제각각입니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분들이 컴퓨터 파워를 살 때 비슷한 생각을 하겠구나 싶네요. 교체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알아보기가 귀찮으니까.
원래 쓰던 걸 빼고, 새걸 달려면 몽키스패너가 필요한데 이것도 문제입니다. 가정집에 드라이버는 있어도 몽키스패너는 없지 않나요? 설령 있어도 구경이 크진 않지요. 이 작업에는 38mm 쯤 되는 게 있어야 하는데 다이소에는 소꿉놀이하는데나 쓸만한 크기밖에 없더군요. 귀찮아서 다이소부터 가지만 좋지도 않고 싸지도 않은데 다이소를 좀 끊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인터넷에서 사도 됐겠지만, 팝업이야 동네에서 구하기 귀찮으니 배송료 물고라도 사는데 몽키스패너는 있을것 같아서... 동네 대형 생활용품점에 가니 팔긴 하네요. 그렇게 싸진 않았지만.
세면대 팝업과 그 아래 배관까지 싹 갈았는데, 쓰던 배관이 너무 지저분해서 사진은 못 찍겠고요. 뜯어보니 원래 쓰던 팝업의 연결 부위가 깨져 있더군요. 3년 쓰니까 약해졌나봐요. 전부 다 바꾸니 세면대를 쓸 수 있어 편해진 건 둘째치고, 물이 아주 잘 내려가서 매우 마음에 듭니다. 예전에 물 내려가는 게 시원찮다며 톱니 달린 플라스틱 꼬챙이로 쑤셔도 보고 약품도 부어보고 했는데 다 부질 없어요. 통으로 바꾸는 게 최고입니다. 다음번에도 물이 잘 안내려간다면 꼬챙이로 한번 쑤시기만 하고 무조건 통으로 교체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