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아악 구아악..
감기걸린 까마귀는 후드재킷을 입고 힘껏 불량함을 표출하며 폰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수능을 74일 앞둔 고삼의 모습이었습니다.
허나 필경 아까의 일은 예견되어 있었을 터, 최근 눈에 띄지 않았다 하여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음을 내 미처 염두에 두지 못했던 탓으로...
상큼하게 슬슬 공부를 해볼까! 하며 폰을 내던지고 일어난 순간,
제 옷 옆에서 검고도 윤택있는 무언가 툭 하며 손을 스치고는 떨어져 내렸습니다.
그래요, 떨어져 내렸단 말입니다.
어디에 붙어있던 건지는 사뭇 당연한 얘기겠지요... 제 몸에, 그 흉측하고도 영원할 숙적이, 긴 더드미를 살랑거리며,
붙어있었단 말입니다...
또 피부에 닿기까지 하였으니 어찌 기억에서 떠나겠어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발버둥이라고는, 그저 따뜻한 물과 함께 거품을 내어 박박 문지르는 것일 지언대...
아아 아마 전 그 선명한 촉감을 잊지 못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