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3분 시리즈는 어렸을 때 몇 번 먹어보고 말았는데, 하도 오래되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냥 싸구려 레트로트 음식이라는 이미지만 남아 있었거든요.
오늘 집에 늦게 왔는데 뭐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돈 쓰긴 싫고 해서 친척 동생이 아무런 이유 없이 두고 갔던 오뚜기 3분 카레 약간 매운맛을 꺼내 봤거든요. 그런데 이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네요.
맛있는 카레 먹겠다고 일본 고체 카레 사다 끓여 먹기도 했고, 숙성 카레집도 돌아다니고 했었는데요. 그런 것과 비교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괜찮고요. 또 그냥 오뚜기 카레보다 3분 카레가 훨씬 더 낫습니다.
이게 제 입이 고장나서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마누라도 옆에서 냄새를 맡아보고 되게 괜찮다고 말하는 걸 보면 3분 요리라는 이미지 이상의 맛이 나오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밖에서 밥 사 먹을 때, 카레 전문점이 아니지만 그럭저럭 괜찮고 은근히 매운 카레를 내놓는 집이 종종 있었는데요. 그 정체를 이제서야 알 것 같네요. 무조건 3분 카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