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중간고사 마지막 시험으로 국사 시험치고 나서는데 어떤 새끼가 저놈 컨닝했어요 하면서 선생님을 불렀습니다. 교무실까지 난데없이 끌려갔죠. 하지만 이내 선생님은 그 증거물을 보시더니 바로 코웃음치면서 그 일러바친 놈을 족치더니 단번에 누가 범인인지 잡아내더군요.
왜 그랬는가? 먼저, 그 당시 저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합격했었는데, 그 시험문제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보다 훨신 난이도가 낮은데다가 저도 너무나 잘 아는 내용(지금도 기억나는 정조..)이고 선생님도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틀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거든요. 거기에 그 놈이 컨닝 증거라고 내민 책상에 글 쓴 컨닝페이퍼도 보니까 글씨체부터가 다르고 잉크도 마르지 않았어요. 딱 봐도 누가 엿먹이려고 하는 게 눈에 보이는 상황.. 거기에 다른 친구(저와 딱히 친하지도 않은 아는 사이인데도)가 나타나서 제가 그럴리 없다고 변호까지 해줍니다.
나중에 잡아서 족쳐보니까 바로 그 일러바친 놈의 친구더군요. 제가 아니꼬워서 시험 마친 후 제가 나간 사이에 책상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주작한 거더군요. 그 놈은 잡혀서 호되게 혼나고 개망신을 당했죠. 아마 지금이었으면 민원 넣어버리면 저 놈이 X되는데 그런 시대가 아닌 게 아쉬울 뿐.
저는 한국사 3급을 중학생 때에 방학에 할 게 없다는 이유로 땄는데, 그걸로 고등학교 내내 한국사 뽕 다 뽑아먹어서 만족합니다. 범위 자체가 중~고등학교 내용이라 하루이틀 외우면 80은 가능하게 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