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직접 지켜보고, 직접 겪어보거나 목격한 커뮤니티가 망하는 원인이 몇개 떠올라서 한번 써봅니다. 여기서 '망한다' 는 건 정말로 사이트가 문닫는게 아니라, 규모가 형편없이 쪼그라들거나, 고인물화, 외부에서 욕을 거하게 먹게 되는 수준도 포함.
1. 운영진의 병크: 주로 개인 사이트에서 출발한 커뮤니티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운영자가 저작권이나 보안 등등으로 거하게 사고를 치거나 회원간의 대규모 분쟁으로 대폭발 하는 경우, 광고를 너무 달아서 회원들이 질려서 떠나가는 경우 등등. 광고수익이 떨어지니 광고를 더 달고, 이어서 악순환이 이어지는 경우가 태반.
2. 파시즘의 대두: 주로 정치적 문제에서 나타나는데, 특정 이념을 가진 회원들이 단합해 반대 이념이나 중도 성향 회원을 존중하지 않고 공격하는 등의 파시즘적 성향이 나타나는 경우. 알바드립이 횡횡하고 보통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다 질린 회원이 대거 이탈하면서 회원수 급감. 근데 이 경우 이후에도 내부적으로 노선투쟁을 벌이면서 회원은 줄기만 하고 이탈한 회원이 안티가 되서 밖에서 욕을 얻어먹음.
3. 전투력 만땅 어그로가 출몰: 주로 가입이 필요없는 커뮤니티에서 자주 일어나는 현상인데, 웬 어그로가 뻘글이나 어그로글을 올리면서 분탕을 치기 시작 하고, 기존 회원들이 속칭 '병먹금' 에 실패하면 하루하루 카오스가 펼쳐지며 싸움이 멈추질 않음. 하나 둘 질린 회원들이 떠나가며 글리젠은 줄어들고 결국 어그로도 나가면 완전한 시체화.
4. 친목질: 좀 커진 커뮤니티가 됐는데, 네임드 몇명이서 서클을 이루다 고인물화 되는 경우. 여기에서 그 서클에 운영진이나 사이트 간부가 들어가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서클 진입장벽이 낮고 차별이 없으면 괜찮은데 끼리끼리 노는 등 진입장벽이 높고 배척되면 소외되는 느낌이 들고 댓글이 안달리니 뉴비의 유입은 줄어들고 고이다 못해 썩은 물이 되기 일쑤.
5. 외부로부터의 침공: 소위 '털린다' 라고 하는데, 적대 성향의 커뮤니티로부터 점령되는 경우. 점령당하는 커뮤니티의 전투력이 뛰어나면 역으로 털 수도 있지만 역관광 되는 경우는 드문 편.
6. 이외 사법당국의 철퇴(...), 운영자가 서버비가 없어서 문닫음(...), 혹은 서버가 날아감(...) 등이 있겠네요.
괜찮은 자료들이 있는 곳들이 꽤 있었는데 이렇게 망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까운 감정이 종종 들어요. 물론 망해도 싸다고 생각되는 곳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