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품 택포 4천원짜리 그립이라고 쓰고 고무폐기물이라고 읽는 쓰레기 그립을 제거하고, 애프터마켓 그립을 설치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제품의 성능보다 사용자와 기계가 소통하는 창구인 인터페이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건 누누이 강조해도 모자라죠. 아무리 좋은 기계도 막상 사용하기가 불편해서 쓰고 싶지 않다면 그건 그냥 고철덩어리라는걸. 넓은 범주에서, 핸들바 그립은 이륜차를 제어하는 하나의 인터페이스 요소가 될 테고, 특히 항상 손으로 잡아야 하는 조작부인 만큼 그 편의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게 좀 복잡한데, 원래 산악자전거에 사용하던 에르곤 그립이 있었거든요. 정품이구요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최고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그립입니다. 고작 고무쪼가리 주제에 최소사양임에도 불구하고 한짝에 4만원이나 하지만, 돈값은 충분히 합니다. 근데 대부분의 전동 킥보드는 22mm 지름의 핸들바를 사용합니다. 한편 자전거 핸들바 지름은 25.4mm라서, 얼핏 보면 사이즈가 맞아 보이지만 에르곤 그립을 아무리 조여도 고정이 될래야 될 수가 없죠.
저건 에르곤 짭입니다. 에르곤만큼의 편의성을 제공하지도 않구요, 손이 그렇게 편하지도 않네요. 그러나 하는 수 없습니다. 저 그립의 성능이 떨어지긴 하지만 최소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테고, 고작 그립 하나 꽂겠다고 소모품인 전킥 손잡이를 통째로 튜닝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에르곤을 꽂는건 불가능하니 전동킥보드 전용으로 나온 그립을 꽂은거죠.
물론 킥보드 핸들바의 길이가 길지 않아 측면 나사 중 한 개만 접촉할 수 있어, 고정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있는 힘껏 조였습니다. 아무리 힘을 가해도 더 이상 나사가 돌아가지 않고 뺀찌? 가 휘어버릴 정도로요. 그니까 어느정도 고정은 되는데, 바깥면의 연결나사가 계속 빠지네요. 그냥 글루건으로 해결했습니다. 뭐 맞는 토크값이 적혀 잇는것도 아니라... 뭐 금속이면 어느정도 버티겠죠 타다가 모가지 두동강만 안나면 참 좋겠습니다
핸들바 길이 연장용 봉은 더이상 팔지를 않네요;
저 쓰로틀을 겸한 중국제 QS-S4류 계기판에는, 정체불명의 USB 포트가 있습니다.
서양권 포럼은 저 USB 포트가 '계기판에 정보를 입력하는 용도' 로 사용된다고 주장합니다. USB를 꽂고 전원을 켜서 특정 파일이 존재하면 자동으로 펌웨어를 Flash 한다는 주장인데, 진위여부는 불확실합니다. 몇몇 주장에 따르면 동일 계기판 제품을 분해한 결과 데이터 라인이 존재하지 않고 단순 전원 공급용으로 사용된다는 이야기 역시 들려오구요. 킥보드 공장에서 계기판을 수입하여 자사의 킥보드에 맞게 설정값을 일괄 입력하는데 사용한다기에는, 굳이 USB 플래시 드라이브를 사용하지 말고 차라리 기판을 UART 등으로 직접 연결하거나 정 USB가 쓰고 싶으면 미니 USB포트를 달아두어 일괄적으로 데이터를 주입하면 되지 왜 굳이 풀사이즈 USB Host를 쓰는가? 싶기도 하구요.
저 계기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의 전동킥보드 제조업체에서 사용중인 모델이므로, 매우 많은 양이 보급되어 있겠죠. 근데 그 누구도 저 USB 포트의 사용처를 제대로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아마 계기판 펌웨어의 소스코드를 알아내지 못하였거나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진행되지 못했다는 이야기겠죠.
교통수단에 USB 포트가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용도를 휴대기기의 충전 목적으로 한정하여 생각합니다. 특히 그것이 전동 기구거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제품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사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이거 말고 USB 포트를 쓸데가 있긴 있나요?
그러나, Reddit 등지에서는 이런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https://www.reddit.com/r/ElectricScooters/comments/bsh2mb/psa_dont_use_the_usb_port_on_this_jp_throttle/ 스로틀에 내장된 USB단자로 휴대폰 충전을 시도했다가 과전류로 인해 계기판 전체가 손상된 사례인데, 적지 않게 들려오는 소식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는 특수한 사례로, 또 다른 사람들은 자기네들 폰 잘만 충전하고 다니고 있어서. 급속충전 지원기기라면 순간적으로 많은 전류를 끌어올 가능성이 높아 사용을 자제하라고 하긴 하는데.
각설하고, Garmin Oregon 700 휴대용 GPS는 지금 전동킥보드의 이동데이터 기록장치 및 네비게이션의 기능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Garmin의 모든 기기는 외부 전원 차단 시 카운트다운 후 기기를 자동으로 종료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현재 위치와 이동속도를 측정하는 GPS 기기인 만큼, 휴대용 제품이라도 외부 전원을 입력 가능한 차량이나 이동수단에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주된 이유죠. (손목시계 및 Foretrex 제외)그 역사는 꽤 길어서 90년대 중후반 이후 제품부터 전부 포함되어 있구요. 시동을 끄거나 전원 입력단자로부터 분리할 시 추가 입력이 없으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함으로써 전력을 절약한다는 의도 되겠습니다.
그런 만큼, 킥보드의 시동을 켜면 GPS가 자동으로 켜지고 시동을 끄면 외부 전원이 차단되어 30초 카운트다운이 끝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게 하기 위해 후면 포트의 사용을 고려해보았습니다. 스로틀의 전원이 켜지면 USB 포트에도 전력 공급이 시작되고, 시동을 끄면 전원 공급이 차단되거든요. 많은 전류를 끌어올 경우 스로틀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으나, 적은 전류라면 괜찮겠죠? Garmin Oregon 700은, 배터리 충전 없이 전원 입력을 그대로 GPS의 동작에만 사용할 경우 최대 전류는 300mA 됩니다. 전원을 켤 때나 GPS 검색 과정에서 이 정도의 전류를 끌어오고, 평소에는 100mA 정도로 더 낮죠.
일단 잘 작동해서 이상태로 끌고 나갔는데, 배터리 전압이 55V 미만이 될 경우 작동을 하지 않네요. GPS가 자기 혼자서 꺼졋다 켜졌다 난리부르스를 떨어서 그냥 포기하고 비상용 건전지로 갈아끼웠는데, 배터리 전체 전압이 떨어지면서 스로틀에 공급되는 전압 역시 낮아지는 것이 그 원인인 듯 싶습니다. 저전압 상태에서 기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기기 손상의 원인이 될sudo 있겠죠(출처필요)
그래서 한줄로 요약하자면, 전동킥보드 샀을때 둥근 계기판에 내장된 USB 포트는 그냥 사용하지 않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 이거구요.
아침부터 일찍일어나 시험 말아먹고와서 반쯤 정신나가서 글을씁니다. 항상 안녕히 자십시요 hum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