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지만 별 상관 없도록 평가를 먼저 위에 적어두겠습니다.
굳이 보러가지 마세요.
보러가기 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갔습니다. 그냥 원전 터진다는 포스터만 봤어요. 볼 계획은 없었는데 본 이유는 말 그대로 그냥.
이제부터 깝니다.
영화 자체가 루즈합니다. 주인공이 워낙 말이 많아서요. 붓싼사투리 원어민이라 사투리도 보기에 좀 엉성합니다. 영화 해운대에서 설경구가 이대호한테 "야 이 돼지새X야~" 하던 것 좀 배웠으면.
연기도 좀 별롭니다. 대사도요. 소장 말은 전부 다나까로 끝나고 대화하려면 무조건 차렷자세로 서서 얘기해야 하나 봅니다. 터진 원전 안에서마저도 그럽니다.
재난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따라가고 CG가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준도 아닙니다.
틀ㄸ...이 아니라 주인공 어머니의 끝없는 현실부정은 보는 내내 따뜻한 가족애보다는 순수한 살의를 느끼게 합니다.
주인공만 폭약을 다룬다던가 하는 작위적인 설정은 우습습니다. 떡밥을 던졌는지도 모르겠고요.
카메라워크도 특출나지 않습니다. 버드맨 보면서 감탄했는데 이건 좀...
아무래도 여운을 남기려고 이름을 기억하라고 한 거 같은데, 크라이시스 2의 They called me Prophet, Remember me.나 매드맥스의 Witness me!만큼 작품의 분위기를 압축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욕설이 거의 안 나옵니다. 분위기대로면 롤판보다 심한 욕이 나와도 안 이상한데 모두 다 점잖은 말만 쓰고 멱살만 잡고 끝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배려인지?
결국 보는 내내 답답했습니다.
장점은 영화 안에서 상당히 실제 기업 이름이나 브랜드가 많이 나온다는 것.
굴삭기 뒤통수에 D00SAN이나 테레비에 연합뉴스/JTBC가 그대로 나와요. 이런 것들이 현실을 옮겨놓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또 국가의 대응(이 없거나 느리다는 게)도 현실적이라는 거? 현실과 다른 점은 대통령이 좀 더 똑똑하다는 게 있겠네요.
마지막 장점은...어...한수원에게 경각심을 준다...?
결론은 추천하기 어려운 영화네요. 연말에 다른 영화들 많으니 그거 보시길 바랍니다.
요약 : 방사선을 내뿜어 스크린 너머까지 암을 유발하는 4D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