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기내 휴대가 가능한 용량 범위에 속하면서 노트북 충전이 된다는 보조 배터리를 뒤져봤는데, 대충 7만원부터 시작하네요.
집에 보조 배터리가 없는 건 아닌데 노트북 충전이 될 만큼 용량/출력이 되는 건 아니고요. 하나 살까 생각도 해봤지만 일년에 비행기를 몇 번이나 탄다고 거액을 녹이긴 싫다는 생각도 들던 차에.
애기 장난감으로 준 보조배터리가 생각났습니다. 이것도 45W 출력으로 노트북 충전이 된다는 설명에 속아서 샀는데 노트북 충전은 안됐고요.
(전에 기글에 관련해서 글을 썼는데 귀찮아서 못 찾겠네요)
이게 왜 애기 장난감이냐면 1자 키가 빠진 쿠거 키보드를 애기 장난감으로 줬는데, 그걸 보조배터리에 연결하면 RGB LED가 반짝거려서 완벽한 장난감 세트가 됐습니다.
하여간, 비행기 안에서 노트북보다는 스마트폰이나 보면서 시간을 죽이면 되고, 기내 충전+이게 있으니까 대충 버틸 수 있지 않을가 생각해 봤는데요.
저놈의 배터리가 얼마 쓰지도 않았는데 요새 유지력이 형편없이 떨어졌네요. 애가 조금만 키보드를 연결해 놔도 배터리가 한칸으로 떨어져서 '맘마-'하면서 콘센트 앞으로 들고 가게 만들고, 콘센트에 꽂으면 또 몇 분만에 4칸이 꽉 차버리거든요.
보조배터리의 상태가 불량하니 하나 사야 한다 vs 어차피 오래 쓰지도 못하고 죽을 거 뭐하러 사냐
이렇게 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ps
애기한테 제대로 된 장난감을 주지도 못하고, 키보드나 배터리 같은 걸로 떼우는 불량한 아빠라 반성하고 있습니다만.
정작 애기는 저 선풍기처럼 돌아가는 걸 눈독 들이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