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탑층에 살고 있습니다.
전에 살던 원룸에서도 층간소음에 시달리다못해 (원래는 탑층이었는데... ㅠ)
앞뒤 안보고 무조건 탑층으로 이사를 왔는데
탑층이라고 꼭 층간소음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처음에는 옥상에 설치된 환기용 벤틸레이터(일명 벤츄레이터라고 부르는)에서
끼익끼익 하는 소리가 났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더 심했는데
관리사무실에 얘기해서 날개 없는 형태로 바뀐 이후로는 조용해 졌습니다.
그리고 천장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탑층인데??)가 나서 관리실에 얘기했는데
직원이 와 있는 동안에는 이상이 없던터라 그냥 넘어가 버렸죠.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게 천장에 있는(아마도) 스프링클러 파이프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확인한 건 아닌데 그거 외에는 물이 떨어질 이유가 없거든요.
근데 이게 계속 그러는 것도 아니고 한겨울에 추울 때만 하루에 많아야 2~3차례 그러는데다가
막상 천장 벽지에는 스며드는 것도 없어요.
그러니 새는 것 같지도 않고 해서 뜯어서 어떻게 하기도 쉽지 않으니 이건 그냥 참고 있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얼마전부터 또 환풍기 소리 비슷한 소음이 작지만 거슬리는 형태로 들리더라구요.
처음에는 컴퓨터 팬에서 나는 소리인가 했습니다만
컴터를 꺼도 나더군요.
그래서 냉장고 소음인가 싶었는데 냉장고에서 나는 소음도 아니었고,
집 외부 어디엔가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어디인지 특정하지를 못하겠으니
관리실에 연락해도 뭐라 얘기할 꺼리가 없더란 말이죠.
낮에는 다른 생활소음에 묻히기도 해서 크게 거슬리지는 않지만
(저는 좀 예민해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들리긴 합니다만)
밤에 자려고 누우면 이게 굉장히 거슬리더군요.
그러다가 어제 새벽에 운동하러 나가는데 엘리베이터에서 경비아저씨가 나오시더니
비상계단 쪽으로 가시더라구요.
그 시간에 왜 거기를 가시나 살짝 궁금했지만 그냥 운동하러 나갔습니다.
운동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문득 생각이 하나 떠올라서
엘리베이터 내려서 비상계단 쪽으로 한 번 가봤죠.
그랬더니 전에 안들리던 굉장한 소음이 들리더라구요.
이 소리입니다. 이건 문 앞에서 찍은 영상입니다.
꼭 서버실에서 나는 팬소리 같습니다.
전에는 가끔씩 운동삼아 계단으로 올라오곤 해도 이런 소음은 들은 적이 없거든요.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관리실에 연락해서
이러이러한 팬소음 같은 소리가 심하다 얘기했는데
아까 점심때 쯤에 관리실 직원 몇 명이 와서
팬소음이 날 데가 없다는 얘기를 하더라구요.
아마도 예전처럼 벤틸레이터 소음을 말하는 걸로 알고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이미 예상대로)
그래서 이쪽으로 와 보시라고 해서 함께 비상계단 꼭대기로 올라가서 얘기하니
그제서야 "아 이 소음 말씀이시구나, 이건가 싶었는데" 하시며
잠겨있던 비상출입문을 열고 함께 들어갔죠.
거기 처음 들어가 봤는데
안에 이동통신사 중계장비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텅 빈 길쭉한 공간에 오래되어 보이는 장비가 있는데
여기서 시끄러운 팬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오래된 팬이 풀스피드로 마구 돌아가는 소리입니다.
원인을 알았으니 해결은 관리실 직원들이 해당 통신사에 연락해서 처리할 것이고
해결이 될 테니 후련합니다.
이것들 말고도 요상한 잡소리들 때문에 좀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네요.
보일러 난방 가동하면 가스관에서 이상한 땅땅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던가
(이건 다음 겨울에 보일러 가동할 때 다시 문의를 해 봐야할 것 같고)
또 보일러 연소가 멈춘 시점에 보일러 안쪽에서 덜커덕~ 하는 소리도 들려서
이것도 내년에 수리를 하던가 해야하고 말이죠.
오래된 집에 살다보니 신경쓰이는 소음들이 하나 둘이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