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이력서를 쓰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왜 이걸 쓰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의 지원 동기가 어떻게 됩니까?
: 돈벌려구요.
회사의 입사 포부가 어떻게 됩니까?
: 월급루팡이요.
성장 과정이 어떻게 됩니까?
: 에... 뭐... 그냥 평범하게 수능치고 평범하게 군대가고 평범하게 졸업하고 평범하게 백수였다가 지금은 인턴이네요?
성격의 장/단점을 어떻게 됩니까?
: 사실대로 쓰면 탈락이잖아요? 그러니까 일 잘하는게 장점입니다. 단점도 일중독이라 인생이 없다는 거죠.
직무연관해서 어떤 지식과 경험이 있나요?
: 적어도 전공에서 C는 안맞았는데요. 랩실도 갔고 인턴도 했는데 이걸 거창하게 설명 안하면 또 탈락이겠죠.
재밌는건 거의 대부분의 백수들이 다 이런다는걸 아셔야 할껄요?
그리고 이력서 끝마다 "나는 이 회사의 노예가 될 것입니다."라는 뉘앙스를 각인시켜줘야 하죠
마음 같아서는 위처럼 쓰고 "아윌킬유"라고 적어놓고 싶지만 그러지는 못하겠네요.
물론 지원자는 넘쳐나고 그걸 다 가릴 시간이 없는 건 이해하겠지만
고작 글자 몇 쪼가리고 사람을 판단하는 이 현실이 갑갑하기만 합니다. 어차피 다 읽지도 않을 거면서.
원하는대로 쓸꺼면 뭐하러 이런걸 써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