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경의중앙선을 타고 분당선 왕십리발 막차를 타러 러시를 하는데, 생각보다 용산에서 이촌 구간이 빠르더군요.
원래 빌빌빌 기어가는 걸로 유명한 곳이죠.
그야말로 속터지는 곳
불이 꺼지는 것을 보실 수 있는데, 절연구간이기 때문입니다.
교-직 절연구간은 1호선 남영-서울역, 청량리(지하)-회기, 4호선 남태령-선바위에서 형광등이 나가는 걸로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전력 공급 방식이 변경되는 것이죠.
허나 왜 교류-교류 사이에 절연구간이 필요하냐면, 변전소가 다르기 때문이지요.
직류가 왜 없냐면, 직류는 어차피 위상이 같아서 다 연결해도 되는데, 교류는 위상이 달라서 끊어놓기 때문이라네요.
경부선도, 경원선도, 분당선도 과천선도 구간구간 끊어서 변전소가 나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걸 알기는 힘들죠. 22m로 짧게 만들어져 있어서 어느 정도 고속 통과만으로도 차내 형광등이 나가지 않는 것입니다.
왜 그럼 여기만 교류-교류 절연구간 주제에 전기가 나가냐면...
마침 절연구간이 필요했고, 한강대교 북단 굴다리가 너무 낮아서 전차선 깔기도 힘들어서 겸사겸사 절연구간을 여기로 지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길이는 한강대교 앞뒤로 길어질 수밖에 없었고, 용산삼각선 분기기 때문에 캔트(곡선 선로 기울어진 형태)도 제한받아 최고속도도 떨어졌습니다.
고질적인 기어가는 구간이 될 수밖에 없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곳이 인천공항발 평창(강릉) 방면 KTX 운행 경로로 지정되면서 고속화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평창 올림픽 전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죠.
그래서 기존선을 조금씩 개량하는 계획이 세워졌는데, 구체적으로 신호 개량, 전차선, 분기기 같은 세세한 부분에 한합니다.
그곳이 이제 변화했습니다.
용산을 출발한 열차가 그리 감속하지도 않고 빠르게 질주하더군요.
철덕으로선 컬쳐쇼크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개선의 필요성이 있지만, "안 될거야 아마"라는 패배주의가 팽배했던 곳이기 때문이죠.
필요하지만 딱히 또 돈 들이긴 아깝고, 돈이 덜 드는 방안은 없으리라고 알려졌던 곳이거든요.
돈 아껴서 지하 이설이 답이지 않나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요.
높으신 분들의 의지를 물로 봤네요.
평창올림픽 대처를 위한 폭풍 예산 집행으로 인해 경의중앙선(구 경원선 구간)이 크게 혜택을 봤습니다.
사실 입진보처럼 까야하는 게, 입철덕(멸칭 철스퍼거, 철타쿠)이죠.
한강대교가 낮아서 전차선 깔면 통전된다는 카더라부터,
전차선이 아예 없다는 (절연구간 부도체로 원래 설치는 되어 있었습니다) 뻘소리까지...
절연구간은 불이 꺼지는 게 다인 줄 알고, "왜 서빙고와 이촌 사이로 옮겨졌는데 불이 안 꺼지냐" 같은 모자란 소리도 나오고요.
뭣도 모르고 그러면서 현업 종사자들한테 뻘민원이나 질문, 무리한 요구로 조르기, 차내 소란 등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요.
뭐 그런 사람들이 잘못 퍼트리는 지식 팩트체크만 해도 특집 기사를 써야할 정도가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무튼 쇼 미더 머니는 대단해요.
그리고 서울시 단위로 노량진~서울역 간선 철도 지하화 사업 얘기가 또 스멀스멀 나오는데...
거기 지하 빡빡하기로 유명하고, 있는 선로 멈추지 않고 타당성 있는 예산 범위에서 내릴 방법은 전혀 없다는데 별 거 다 걸어도 될 겁니다.
통일을 대비한 광명~서울~수색 고속철도 지하 신선은 고려해봐야할 국가 과제인데요. 그거에 묻어가려고 기존선 지하화도 곁다리로 하네마네 하는 것도 있겠죠.
타이페이 사례를 자꾸만 들면서 가능하다고 뇌내망상을 하지만, 난이도나 구간 차이, 그리고 이후의 부작용을 보고도 저 소리를 내는 건
영국 철도 사례를 뻔히 보면서 KTX 민영화 및 경쟁(?) 체제를 부르짖던 SR 사기극이 떠오르는 부분이죠.
괜히 부동산 부추기는 지하화론자는 사회 혼란을 일으키는 헤이트 스피치와 동급으로 막아야해요.
선로 개선된 시점은 이런데 무던히 관심이 많은 디시 철도갤러리 게시물 검색 결과
얼추 6월 15일 경으로 보입니다.
전차선(catenary) 행거는 과거 널리 쓰인 형태라고 하네요.
가조선에 전차선이 매달려서 두줄로 이어지고, 그 사이를 철제 프레임으로 동시에 지탱하는 형태인 듯 해요.
이와 달리 드롭바 방식은 행거의 전차선에 해당하는 부분을 다시 지지선으로 만들어서 그 아래 전차선을 달아서 더 평평하게 만들어서
산업선이나 KTX 같은 고속선에 쓰인다는 모양이네요.
비전문가라 여기까지만 알아봤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