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요리나 해봐야겠답시고 웍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재료를 넣다가 손가락에 기름이 튀었습니다.
예전에 요리 좋아할때 튀김도 많이 해봤던지라 기름 한두방울 튀는건 뭐 아무렇지도 않은데 문젠 끓고있는 기름이 통째로 손가락으로 튀었다는거죠. 이걸 작열통이라 부르는게 맞는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작열통이 이 정도로 아프겠구나 싶긴 하더랍니다.
기름이 튀는 순간 본능적으로 가스불을 끄고 싱크대로 가서 찬물로 손을 헹구며 주방세제로 기름을 닦아주고 냉장고로 가서 얼음을 통째로 털어 얼음찜질을 했네요.
얼음찜질을 하면서 약국이나 병원을 가볼까 싶었지만 약국은 걸어가기엔 다소 멀고 병원은 딱히 갈만한 곳이 없습니다.(막말로 치과 가서 화상 입었다고 할 순 없잖습니까.)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 겠다 싶어 기름화상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얼음찜질에 대해 찬반이 갈리네요. 하지만 전 손가락을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의 통증이 더 고통스러우니 얼음찜질을 하렵니다.
다행이도 통증 완화 단계를 넘어 물집이 잡히는 단계로 넘어가면 통증은 많질 않은 모양이더군요. 이때부터 환부에 꾸준히 습윤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다행이도 집에 폼 드레싱(메디폼)이 넉넉히 있어서 이건 디행입니다.
지금은 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가스렌지 위에 하다 만 요리들이 있지만 도저히 건들 엄두가 나질 않군요. 그러므로 밥을 과자와 커피로 때웁니다. 그리고 오늘은 좀 쉬는게 좋을것 같군요. 더 다치기 싫으면 말이죠.
개인적으로.. 통증 완화 단계에서는 왠만하면 얼음을 직접 쓰시는 것 보다는 물 같은 매개체를 두고 손가락을 담그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냥 상온의 물이 더 적합하다고는 하지만 고통을 완화하는데 얼음의 역할을 무시 못하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