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쯤 전이었나? 아는 동생 컴 조립해준답시고 동네 넘어가서 기다리는동안 우연히 서점에 들어갔습니다.
솔직히 어렸을 때, 그리고 고등학생 때 참고서 산다고 수시로 들락날락 한 이후로 서점을 가본 일이 별로 없거든요.
대학생일 때요? 학기 초에 학과 건물 서점에서 전공책 쓸어담은 다음엔 눈길도 안줬..(그리고 폭망해버린 성적)
아무튼 들어가서 서점도 좋네~ 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일본 장르소설(주로 라노벨이 들어찬..) 구간 지나가는데 이게 눈에 확 띄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고등학생 때 굉장히 재밌게 봤던 애니메이션이었던 것도 있고, 서점에 들어온것도 간만인데 빈손으로 나가기엔 좀 뭣하지 라며 자기합리화 후에 질렀습니다 ㅋㅋㅋ
그리고 방금 막 다 읽고 드는 생각은 '오프에서 산 만큼 아무래도 좀 더 비싸게 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옳게된 지름'이었습니다.
커터칼을 쥐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새 책을 감싸고 있는 비닐을 벗길 때의 그 감촉.. 첫 장 넘길때의 그 감각이란.. ㅗㅜㅑㅗㅜㅑ
그렇게 읽는다는게 누군가 보면 겨우? 라는 감상을 가지실 수도 있는 장르소설이긴 하지만 아무튼 굉장히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사이코패스 특유의 암울한 세계관과 이야기 흐름, 잘 짜여진 인물들, 한권으로 완결되는 깔끔한 에피소드 전개까지..
최근엔 킬링타임이랍시고 카x페에서 매일 연재되는 양산형 작품만 자꾸 접하다보니 그렇게 느끼는건진 몰라도 각별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렇잖습니까? 꾸준히 살아남으려면 매일 연재해도 모자른 연재 플랫폼, 매일 연재되는 만큼 매일 끊기기 바쁜 호흡, 언제 완결을 내려는건지 이유도 뭣도 없이 불규칙하기 늘어졌다 조여졌다 하기 바쁜 흐름, 단순한 구성과 불충분한 설명으로 범벅된 조연들..
물론 모든 작품이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최근 흘러나오는 연재소설이란건 대체로 그렇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니까요. 무시하셔도 됩니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다시 돌아가서 말씀드리자면 굉장히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원작에 비하면 평행세계 수준으로 배경이 덧붙여진 기분이 들긴 하지만 훌륭하게 사이코패스 작품의 바깥세계를 묘사하는데 성공한 북한출신 해커 최구성 파트.
캐릭터 특유 성격이자 사람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자유분방함과 쾌활함, 즐거움이란 감정을 잘 표현해낸 카가리 슈세이 파트.
본인을 포함해 사람의 성장.. 그리고 사회에 있어 사람의, 사람에 있어 사회란 무엇인가 한번쯤 생각하게 해준 쿠니즈카 야요이 파트.
그리고 작품 진행 과정에서 가장 큰 역변을 겪었던 기노자 노부치카의 성장을 그린 파트까지.
말 그대로 만족했습니다.
아마 시간이 나면 몇번쯤 더 읽어볼지도.. 그리고 달리 서적화된 녀석들도 사서 읽을 것 같은 기분이네요.
혹 sf를 좋아하신다면 사이코패스 한번쯤 보시는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sf하면 흔히들 떠올리시는 거대로봇이나, 우주나, 외계인이 나오는건 아니지만 몇번 곱씹어보다 보면 이래저래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라 재밌으실겁니다.
아, 잔인한 표현이나 r-18적인 의미로 잔혹한 표현이 거북하시다면 시청 및 독서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원작자가 원작자이다보니 좀.. 예.. 좀 그렇습니다.
모든 지름의 귀결은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