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기글하드웨어기글하드웨어

커뮤니티 게시판 : 아주 기본적인 네티켓만 지킨다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커뮤니티 게시판입니다. 포럼에서 다루는 주제는 각각의 포럼 게시판을 우선 이용해 주시고, 민감한 소재는 비공개 게시판이나 수상한 게시판에, 홍보는 홍보/외부 사용기 게시판에 써 주세요. 질문은 포럼 게시판의 질문/토론 카테고리를 사용해 주세요.

잡담
2019.09.07 07:21

태풍 하니까 기억나는 일화가

profile
조회 수 453 댓글 16

아마도 중학교때쯤일 겁니다.

 

당시 교실이 1층이었는데 제 자리가 교실 왼쪽 창문 바로 옆이었어요. 창문 바깥은 운동장이었고.

 

원래 열리는 창인데 문틀이 고장이 났었는지 그냥 창틀을 없애고 큰 유리창으로 마감을 해놓은 자리였어요.

 

근데 창 유리가 프레임보다 높이가 조금 낮아서 위쪽으로 틈이 있었던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맨 아랫줄 창은 대부분 그렇듯이 시야차단을 위해서 유백색필름으로 썬팅을 해놨었어요.

 

태풍이 불던 그 날, 바람이 심하게 부니까 이 유리창이 점점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는 겁니다.

 

필름이 없는 그냥 맨 유리창이었으면 당장 깨져도 이상하지 않았을텐데

 

필름이 붙어있으니 깨지지는 않고 그냥 배만 심하게 계속해서 불러오더라구요.

 

옆 짝이랑 같이 상당히 불안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태풍으로 단축수업하고 집에 가기 전까지 다행히도 그 유리창이 깨지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서 태풍 매미가 오던 날.

 

그 당시만 해도 부산에 살면 매년 태풍은 한 두차례씩 오기 때문에 크게 신경도 안썼기도 했고

 

낮까지만 해도 바람이 그다지 심하게 불지도 않아서 어느 정도일지 알 지 못했었죠.

 

추석연휴를 맞아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랑 부산 서면에서 만나서 영화를 한 편 봤었죠.

 

근데 영화 끝나고 나오니 날씨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더라구요.

 

그래도 일단 밥은 먹어야겠기에 롯데백화점 뒤쪽 고깃집에서 밥을 먹는데

 

이 식당 출입문 상단에 설치된 환풍기들이 미친듯이 돌면서 굉음을 내더군요.

 

게다가 앉은 자리 옆 창문이 마치 옛날 그 때처럼 배가 불러오더라구요.

 

이 창도 역시나 썬팅이 되어있었습니다.

 

순간 어렸을 때 학교 창문 생각도 나더라구요.

 

불안불안하고 시끄럽기도 하고 해서 밥도 대충 먹는둥마는둥 하고 서둘러 나와서 헤어지는데

 

롯데백화점 앞으로 나오니 비가 수평으로 내리는데 우산을 도저히 펼칠 상황이 아니더라구요.

 

당연히 우산 몇 개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고, 백화점 앞 인도에 오토바이 한 대가 누운채로 쭈욱 미끌려 가더군요.

 

안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앞이 분간도 제대로 안되는 상황에 겨우겨우 지하도로 내려가서 전철을 탔더랬습니다.

 

전철도 태풍 때문에 지연운행이 되는지 빨리 오지도 않더라구요.

 

한참 기다려서 탄 전철은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겨서 계속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실내등도 계속 꺼졌다 켜졌다 반복하면서 거북이 운행을 했었죠.

 

몇 분이면 도착할 서면->문현역 구간을 거의 30분 가까이 걸려서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겨우겨우 집에 도착했는데 당연하게도(?) 저희 동네는 정전이었죠.

 

근데 제 방 창문 건너편 옆집 전신주가 기우뚱 하더군요.

 

저거 넘어지면 저희집 쪽으로 넘어지겠다 싶어 상당히 불안해 했습니다.

 

그리고 문현교차로 쪽에 "시티프라자" 라는 당시 주변에서 제일 높은 주상복합건물이 있는데

 

변압기 폭발로 추정되는 "펑"소리 + 불꽃이 선명하게 보이더군요.

 

아무튼 그날 밤은 살면서 거의 유일하게 태풍 때문에 무서웠던 날로 기억이 남아있네요.

 

 

<태풍 왔던 다음 날 새벽 6시경  하늘>

1668.jpg

 

 

<같은 시각 문현교차로 옆 시티프라자>

1666.jpg

 



  • profile
    Induky      자타공인 암드사랑 정회원입니다 (_ _) 2019.09.07 10:09
    저도 매미때 피씨방 알바 중이었는데 연산교차로 전체가 정전 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손님들은 나가겠다고 난리고 정전이니 계산은 못하고 ㅜㅜ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10:26
    난감하셨겠군요.
  • profile
    부천맨      Life is not a game 2019.09.07 10:31
    오늘 태풍은 체감상 곤파스의 1/3정도 밖에 안 느껴지네요. 우리동네는 바람이 걸을만 해요.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10:34
    저희 동네도 아직까지 크게 심하게 바람이 불거나 하지는 않네요.
    태풍 위치도 예상보다 조금 더 바다쪽으로 치우친 것 같더라구요.
  • profile
    마법소녀      𝓡𝓮𝓭𝓾𝓬𝓮... 𝓡𝓮𝓾𝓼𝓮... 𝓮𝓬𝔂𝓬 𝓮 리듀스… 리유즈…. 이끾끼 2019.09.07 11:10
    매미는 정말 대단했죠.
    저도 태풍 때문에 '무섭다' 라고 느끼긴 난생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12:55
    매미는 정말 무시무시했던 것 같네요.
  • profile
    청상아리      제가 담배를 왜 시작했을까요... 2019.09.07 11:24
    매미때 동네 주택에 기왓장이 날아와서 저희 집에서 제일 큰 베란다 유리를 깨버려서 부모님이 쌩돈 20만원을 주고 교체하셨었죠ㅜ 이렇게 말하기 좀 그렇지만 매미를 겪고난 후로 다른 태풍들은 그냥 바람이 좀 세게 부는 것 같네요.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12:56
    매미 이전에 피해가 많았던 태풍이 셀마인데 그 땐 좀 어릴 때라 기억이 없고, 매미 이후로는 서울로 이사를 해버려서 딱히 큰 태풍을 겪어보지는 못했네요.
  • profile
    눈팅만4년째      2대의 라이젠 + 라데온 컴퓨터를 가지고 있었던.. AMD팬 입니다. 2019.09.07 12:10
    저는 볼라벤때 도둑고양이가 바람에 거의 날아가다시피 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12:56
    아이고 냥이가...
  • ?
    redstar 2019.09.07 12:50
    이전 태풍에 물난리를 겪었죠..
    미리 확인해야할걸 어느정도 알고 나니 큰걱정은 없네요~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12:57
    부모님 말씀으론 사라 때 그렇게 물난리가 심했다더라고요.
  • profile
    꽃중년앙자      아삭아삭 아몬드!!! 2019.09.07 23:08
    그 매미때 저도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 있었어요. 백화점 모서리에 사람들 모여있다가 바람 잠깐 약해지면 다들 지하철 입구로 전력질주............. 술먹는데 일대가 다 정전......가게들 촛불켜고 영업하고...카드 당근 안되고...... 시내에 간판 날아다니는거 첨 봤었어요....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23:26
    오, 같은 장소에 비슷한 시각에 계셨던 분이 ...
  • profile
    celinger      AMD Harder Faster Fire??? 2019.09.07 23:16
    저는 기억에 한창 남는 게 루사였습니다.

    그야말로 비바람 폭풍 다 뚫고 학교도착하니까... (0교시 있을 때였죠. 아침 7시 30분 등교.)

    학교 도착하자마자 그제서야 휴교령 떨어졌다고 집으로 돌려보내는데... 당시... 면 지역에서 시내로 통학하는데... 버스배차는 평소에도 늘어지는데... 태풍때문에 버스가 감축운행하는지 정오즈음 되서야 버스 구겨타고 집에 돌아갔던 적이 있었죠.

    이듬해 매미는요? 그건 더 말할 것도 없었죠.

    정말 어렸을 때 기억으로는 아마... 글래디스였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아버지께서 조기퇴근하고 오시면서 혹시나 모르니까 대비하라고 했었던듯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도 비바람이 무진장 세찼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본격적인 기억이 있는 것은 월트, 브랜던, 더그, 엘마, 세스였지만요. 한창 더워서 쪄 죽어갈 때 폭우를 드립다 부어댔던 것으로요. 세스는 가을 지나서 갑자기 와서 난장판 만들었던 듯 하고요.
  • profile
    title: AI아즈텍      dc20535 2019.09.07 23:28
    저는 어렸을 때 셀마가 기억나네요. 초중고등학교 때는 태풍오면 학교 휴교나 단축수업 하는 것 때문에 태풍오는 걸 좋아라 했었더랬죠. 다음날 학교 가보면 교실이 물바다가 되었던 적도 여러번이고 말이죠.

작성된지 4주일이 지난 글에는 새 코멘트를 달 수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이벤트 [발표] 마이크로닉스 MA-600T 쿨러 선정 결과 12 낄낄 2024.04.24 189
83404 잡담 저소음 PC 세팅에 대한 말 말 말 41 file 화수분 2019.02.22 10992
83403 잡담 AMD 주식 들고있었는데 피눈물나네요 12 file Sin라면 2017.05.03 10957
83402 잡담 중국제 짝퉁 피규어 뒷이야기 12 file title: 부장님호무라 2018.03.19 10919
83401 퍼온글 똥군기 17학번 본인 후기 21 file 이카무스메 2019.03.27 10869
83400 잡담 QCY T1 VS T5 비교기 2 file 주식왕 2019.09.21 10777
83399 잡담 ARM 중국 지사가 본사의 해임 결정에 불복하고 독... 51 title: 컴맹픔스 2020.07.29 10751
83398 잡담 이제 액션영화는 못 보겠네요. 15 title: 몰?루먀먀먀 2023.04.17 10746
83397 장터 이 장터는 팔리긴 하나 싶은 물건을 다수 팝니다 16 file quadro_dcc 2023.05.27 10702
83396 잡담 눈썹에 길고 흰 털 29 file ExyKnox 2017.05.31 10698
83395 잡담 폰 충전기로 노트북을 충전했었더랍니다 21 title: 폭8책읽는달팽 2019.10.23 10696
83394 잡담 맘스터치 탄두리싸이버거 후기 13 file title: 부장님유니 2023.04.02 10653
83393 잡담 유튜브 120프레임은 언제 나올까요 24 뚜까뚜까 2021.11.02 10640
83392 잡담 A52s에 긱벤치를 돌려봤습니다 19 file 말미잘 2022.03.02 10624
83391 잡담 닌텐도 스위치 신형이 나왔다길래... 11 file Minny 2019.08.11 10618
83390 잡담 신라면 vs 진라면 어느게 더 좋으신가요? 79 file 아리스 2020.05.06 10577
83389 잡담 KT인터넷 회선제한 기준 상담.. 29 뚜찌`zXie 2018.08.23 10577
83388 잡담 M.2가 52도를 찍네요 ㅠㅠ 20 A11 2018.06.03 10555
83387 퍼온글 승용차 안에 사는 여덟명 가족 10 file 프레스핫 2018.12.05 10546
83386 잡담 의외로 국내에 정발한 스마트워치 7 file 새벽안개냄새 2020.05.30 10507
83385 핫딜 뉴에그 한국 런칭했습니다(국내 직배송 가능). 18 file title: 부장님호무라 2017.07.21 10498
83384 잡담 다나와 중소기업 티비가 진짜 심연이네요. 22 file title: AI세라 2023.01.20 10487
83383 잡담 Kicad를 2-3주간 사용하면서 느낀점 (고양이사진有) 9 file pmnxis 2020.06.13 10460
83382 잡담 하드렌즈는 정말 눈에 부담이 덜한가 16 R.Review 2019.04.25 10458
83381 잡담 앞으로 인기있을 프로그래밍 언어? 35 프레스핫 2018.09.03 10453
83380 잡담 요즘 파워 순위를 보면 마닉이랑 FSP가 많이 팔리... 44 file 뉴비틀 2018.05.14 10434
83379 퍼온글 일본도가 내구성이 약하다는 소리를 듣는 이유 14 file title: 부장님유니 2022.11.05 10432
83378 잡담 우체국택배 마감시간 지나면 아예 접수도 안받나요? 22 AVG 2017.07.19 10394
83377 잡담 컵라면 전자렌지에 넣지마세요 20 우즈 2020.03.18 10362
83376 잡담 치즈버거는 허무하네요 18 file title: 오타쿠아라 2020.05.10 10339
83375 퍼온글 1:1 스케일 피규어를 군대가 뺏어감 10 file 낄낄 2022.09.14 1032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2790 Next
/ 2790

최근 코멘트 30개
라데니안
03:40
포인트 팡팡!
03:16
Lynen
03:16
유카
03:08
린네
02:29
린네
02:24
이수용
02:22
카에데
02:21
별밤전원주택
02:15
린네
02:14
별밤전원주택
02:13
카에데
02:10
nsys
02:09
빈도
01:58
빈도
01:58
마초코
01:41
이계인
01:40
이계인
01:38
세라프
01:37
냥뇽녕냥
01:36
세라프
01:34
세라프
01:31
니즛
01:31
파팟파파팟
01:30
세라프
01:29
유지니1203
01:29
니즛
01:27
니즛
01:27
포인트 팡팡!
01:19
白夜2ndT
01:19

한미마이크로닉스
더함
MSI 코리아
AMD

공지사항        사이트 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신고와 건의


기글하드웨어는 2006년 6월 28일에 개설된 컴퓨터, 하드웨어, 모바일, 스마트폰, 게임, 소프트웨어, 디지털 카메라 관련 뉴스와 정보, 사용기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개인 정보 보호, 개인 및 단체의 권리 침해, 사이트 운영, 관리, 제휴와 광고 관련 문의는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관리자 이메일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