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나무에서 밥먹고 잠자기만 한 코알라가 어랜만에 운동을 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야구 레슨을 받았습니다. 원래 수요일 금요일만 갔는데 월요일에 야수훈련(수비,타격)이 있어서 널널하다 싶어서 새 내야 글러브를 가지고 갔는데 응? 다른 분들이 안 오셔서 혼자서 투수 레슨을 받았네요.
오랜만에 감독이 아니라 막내 코치에게 레슨을 받았습니다. 30분 정도 몸을 풀고 제가 질문을 하나 했어요 ‘선수들이 공을 던질때 하체로 던지라고들 하는데 어떤 느낌으로 던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중심을 뒤로 잡았다가 앞으로 팡! 미는 거에요’ 라고 말 하시더니 하체 훈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좋아지는데 하나가 문제였습니다. 제가 허리 회전속도가 느립니다. 진전이 없자 코치가 긁적거리면서 뭔가 부족하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해보고 사이드암 스로우가 아닌가 싶어 오버부터 각을 내리며 3개씩 던졌는데 사이드암 스로우가 제일 자연스럽습니다. 이번에는 마운드에서 편하게 던지라고 합니다. 코치가 말했던 것을 생각하면서 말이죠.
계속 조금씩 경우를 바꾸며 던져봅니다. 던지다가 팔에 힘이 안 빠지니 팔이 퍼져서 팔꿈치가 아픕니다. 잠시 쉬었다가 살살 던집니다.
이번에는 오른발을 밀어봅니다.응? 공이 구위가 좋아졌습니다. 팔이 계속 퍼집니다. 실투로 백스윙을 안 하고 던졌습니다. 잉? 힘들지 않고 공이 인에서 아웃으로 아랫쪽으로 부웅 톡 떨어집니다. 비행하는 것 처럼요. 코치가 만화에서 볼법한 머리 위에 전구가 깜빡하면서 뭔가 생각이 났나 봅니다.
이번에는 그 동안 했던 와인드업을 생략하고 셋포지션을 하라고 합니다. 셋포지션 동작을 잡아주고 편하게 던져보라고 합니다. 잉? 공이 방금 실투였던 공의 궤도처럼 갑니다. 다시 던져봅니다. 슬슬 던졌는데 하체로 공을 던져서 회전은 살아있습니다. 코치도 놀란표정입니다.
알고보니 백스윙이 크고 와인드업을 하면 중심이 흐트러진다고 합니다. 셋포지션으로 미리 자세를 잡고 백스윙 생략하고 가능한 빨리 앞으로 공을 끌고나오는 겁니다. 동시에 오른발은 쭈욱 밀어주고요.
수요일에 가서 또 던져봐야 알겠지만 드디어 저에게 꼭 맞는 폼을 잡은것 같아 기쁩니다.
스피드보다는 제구, 구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몸이 말을 들어주네요.
연습할때 촬영을 해서 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운동 끝나고도 꼭 몸 풀기 충분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