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짤은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짤이고 아마 기글에도 한번 올렸던거 같은데요
어린시절 항상 꿈꿔왔지만 얻지 못한 물건은 성인이 되고서도 가슴속에 남는거 같습니다.
어릴적 고기가 왕창 들어간 카레를 먹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한 아이는 커서 카레에 고기를 2kg이나 넣어먹으며 어린시절의 상실감을 회복하고 있죠
두번째 사진은 제가 방금 62만원을 주고 산 노트10 플러스입니다. 그것도 충동구매로, 지갑에 그렇게 큰 타격 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 사진은 제가 중학생때 무려 29만원에 나온 넥서스4입니다. 저는 당시 넥서스4의 이전작인 갤럭시넥서스를 쓰고 있었고, 무려 36개월짜리 약정이 걸린 폰이었던데다가 1년만에 새 폰을 살 수도 없었죠. 매우 파격적인 가격인 29만원도 당시 한달 용돈 3만원이던 중학생 시절의 저에게는 닿을 수 없는 수준이었죠.
그렇지만 그러고나서 성인이 되고 20대 초반이 된 지금, 비록 넉넉지는 못해도 저는 50만원짜리 픽셀4a를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었습니다.고작 29만원짜리 폰 하나 못 사서 몇달, 몇년을 끙끙대던 그 아이는 이제 그 두배의 가격의 폰을 별 고민 없이 턱턱 살 수 있게 되었고, 심지어 그것보다 더 비싼 노트10+도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사본 제 첫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 3년 약정 때문에 느려지고 번인이 생기고 배터리가 조루가 되어도 아껴가며 쓰던 그 중학생은 이제 맘만 먹으면 6개월에 한번씩 폰을 바꿔대는 기기덕후 대학생이 되었네요.
행복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기기들을 조금만 노력하면 살 수 있는 어른이 되어서. 이럴때는 성인이란것도 꽤나 괜찮은 거 같습니다.
안타까운건.. 이제 더 이상 인생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서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첫 앱을 깔고 그걸로 네이버 웹툰을 보며 신기해했던 시절에 비해, 3년된 느려터진 구닥다리 폰을 고통받으며 억지로 커롬을깔아가며 쓰던 그 시절에 비해, 폰들은 훨씬 빨라지고 기능은 많아졌으며 저는 원할때마다 폰을 바꾸고 있음에도
중학생 시절 처음으로 사본 갤럭시 넥서스를 개봉하던 그 날의 기쁨, 3년동안 쓴 갤럭시 넥서스를 보내주고 중고나라에서 고작 20만원짜리 넥서스 5 중고를 사와서 떨리는 마음으로 개봉하던 그 날의 기쁨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더군요.
스마트폰들이 다들 상향평준화 되어서 그럴까요? 아님 제가 기변을 너무 자주 해서 간절함이 사라져서? 아님 제가 나이를 먹어서?
부디 세번째는 정답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기엔 쓴이님은 앞으로 더 발전할 앞날 창창한 청년이신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