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이나 3편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는데 일단 일하기 싫으니 써 봅니다. 만약 속편을 쓴다면 사진 게시판에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겠네요.
1. 선전 항공은 영 별로였습니다. 제가 국적기 만항기 저가항공 뭐 그런거 전혀 안 가리고 타는 편이고, 아시아나 코드 쉐어링이라 아시아나만큼은 못해도 대충 비슷하게 가겠지 했는데 왠걸. 일단 1시간 늦게 출발하는 걸로 시작해서.
기내식을 비행 시작한지 2시간이 지나서야 주고, 무슨 화생방실에서 막 나온듯한 표정을 한 스튜디어스 한명만 돌아다니면서 수습을 하니, 밥 다 먹은지 30분이 지나도 수거를 안 해가요.
입국/세관 서류를 안 주길래 '중국 비자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이런 서류를 쓸 필요가 없나?' 하고 착각했는데, 그냥 안 준거였어요. 터뷸런스만 나면 바로 승무원들이 바로 자리로 가서 시즈모드가 되던데, 그런 항공사는 처음이라..
이번 여행이랑 별로 상관 없는 분이랑 전화 통화를 했는데, 선전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거기 1시간 연착은 기본이라던데 어떤가요?'라는 질문이 바로 나오더군요.
근데 선전을 가면서 선전 항공을 100% 거르기란 힘들겠죠. 아시아나 항공의 탈을 쓰고 있으니 더더욱...
2. 선전에 도착해서 비행기모드 풀면 뭔가 안부를 묻는 문자가 잔뜩 쏟아지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으나
하기사 카톡도 하루에 한번 올까 말까하는 왕따한테 무슨 연락이 오겠어요. 문자 메세지를 가릴 것도 없네요.
그런데 저렇게 왕창 보낼거면 왜 MMS를 중간에 섞은건지 모를 일. 그냥 내용이 구분되는거라서 저렇게 했을까요? 한국 올때까지 저 상태 그대로를 유지했는데, 어차피 내용은 뻔하지만 괜히 궁금하잖아요.
3. 공항에 내려서 헤헤헤 인증샷 찍어야지 하고 전원버튼을 따닥 눌러서 카메라를 켜는 순간.
...이런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4. 중국 입국 관리들은 의외로 친절하더군요. '동무 려권내라우'처럼 아카보총을 휘두르진 않아요. 왕년에는 스티븐 호킹 박사의 '호두껍질 속의 우주' 표지를 가리키며 '이거 기독교책 아니냐'고 물어보고 그랬는데. 이번엔 친절해요.
선전이라는 도시 특성상 친절한 거겠죠 뭐. 그리고 직원마다 케바케일테고. 일행 중에는 성가신 일을 겪은 분들도 있는 듯 합니다만. 라이터를 캐리어에도 못 넣어 기내 수화물에도 못 넣어 주머니에도 못 넣으면 담배 피는 사람들은 어쩌라는건가.
그래도 흡연자분들께는 다행인게, 공항 흡연구역에 서 있는 사람들은 담배불 정도는 아무러지 않게 빌려줄 수 있는 동지들이니 급한 불 정도는 해결할 수 있지요. 담배만 충분하다면야...
이렇게 말은 하지만서도 정작 저는 '전세계가 담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전면 금지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주장하는 극렬 과격 담배 반대파지만.
5. 전철이 꽤나 깨끗하고 잘 만들어뒀더군요. 확실히 이런 인프라는 신형이 최고에요. 오히려 일찍 만들어둔 일본 같은 곳 보면 오래된 전차에 스크린도어도 없고 역 안도 좁고 그러잖아요.
하지만 별로 타고 싶지는 않더군요. 들어갈 때마다 금속탐지기에 가방 넣기가 귀찮아서요. 예전에 뉴스로 본것 같은데 직접 겪어보니 좀 당황스럽네요. 국내에서도 전철에서 사고났던 적이 있으니 위험한 물건을 막는 것 자체는 이해합니다만..
해외에서 유심뺀 뒤 한국 들어오면 무음 유지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