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 쯤에 젊고 훈내 펄펄나는 기사님이 오셨습니다.
삼성전자도 그렇고 요즘 기사님 얼굴이 다 훈내가 흐르네요.
저같은 털 많고 사자같은 얼굴로는 뭐..... 아무튼
베란다에 가서 HFC 케이블선 라인을 봅니다.
그리고 5분간 멀리 경치를 구경(?) 하시더니
"선을 따와야 해요!" 하면서
"저기 얇은 선이 집결하는 곳 보이시죠? 저기에 선을 연결해야해요."
저희집은 9층, 한 50M떨어진 전봇대에 무슨 저그가 생각나는 마냥 징그러운 선들이 한 곳에 몰려있네요.
험난한 여정이 될게 뻔해 보입니다.
이 빌라에 KT쓰는 다른집 없는지, 꼭 저기가서 따와야 하는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하면서
"KT는 다 광섬유예요. KT는 비대칭이 없어요. 가끔 운없으면 전화선으로 써야하는 옛날 상가건물도 있지만 거의 해당 사항 없어요. 요즘은 깡촌 시골에도 FTTH가 들어가요"
ㅎㄷㄷ...
"광섬유는 다른 회사가 end단에 장비만 바꿔주면 인터넷 신호가 가요. 만약에 엘지로 바꾸면 그 기사님은 이런 작업을 안해도 되니까 신나실거예요 ㅎㅎ"
옷걸이에 광선을 연결해서 실리콘으로 막아둔 에어컨,CATV(몰론 안씁니다),HFC동축케이블 실리콘뭉치에 가늘게 뚫어
외부에서 방 안으로 선을 들여옵니다.
다행이 어무이가 안계셔서 별 트러블 없이 진행했습니다. 어무이 계셨으면 실리콘으로 다시 막아달라 과한 요구를 했을테니까요.
"이 광케이블 방 안쪽으로 좀 당겨주세요~ 전 전봇대 작업을 하러 가야해요. 30분 정도 걸려요~"
집에 들어와서 미리 광케이블 선이 지나갈 자리를 먼저 따 놓고 전봇대함에 작업하러 나가는 방식이였습니다.
그렇게 30분뒤 먼지를 뒤집어 쓴 기사님이 다시 오셨어요.
둥글둥글하게 생긴 KT모뎀에 광케이블을 꽂고 (마치 랜선 연결하듯이 별도 장비로 단자를 장착하네요)
공유기에 연결합니다.
저는 100M짜리 광랜을 신청했는데 모뎀 위에 GIGA Fiber라고 적힌 문구를 보고 의아해 하니
"사실 기가랜도 똑같아요. 똑같은 광케이블, 모뎀을 써요. 단지 속도제한만 거는거예요."
광케이블 깔아 놓고 100mbps 상품은 속도제한만... 우왕..
결론적으론 인프라 투자를 한게 된건가? 싶었나 생각하는 찰나
"혹시 나중에 TV가입하실 의향이 있거나 인터넷 상품 올리실꺼면 저한테 바로 연락주세요. 그냥 속도 조절만하면 되고 셋탑 설치만 하면 되요!"
하며 은근히 영업(?)을 하시고 쿨하게 기사님 명함을 모뎀에 붙이고 나가셨습니다.
속도 측정을 합니다. 여태껏 보지 못한 속도가 나옵니다.
<위 부터 '파리'.'암스테르담','상파울루'>
파리가 60Mbps가 나옵니다. 세상에..
그리고 유튜브 테스트에서는 4K 30fps 까진 잘 나오지만 4k 60fps는 보기 힘네요.
이제는 소정의 설치비가 따로 붙습니다. LGU는 22,000원, KT는 27,500원. 물론 가입처에 따라 면제가 되기도 하지만
그냥 KT샵에서 신청해서 가입비를 내지만, 월 요금 20,900원에 상품권 6만원을 받습니다.
기사님이 고생하신거 생각하면 약 3만원은 아깝지 않네요. (제가알기론 이 설치비용은 거의 기사님께 간다고 들었네요)
통신비를 제가 내는게 아니라 명세서에 찍히는 금액이 가장 중요해서 오히려 이게 더 낫다 싶더군요.
이번달은 이런저런 요금이 많이 나올거 같으니 그냥 제가 내야겠어요.
SKB는 만나서 즐거웠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