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사용하던 셋탑박스는 이것. 크기가 꽤 작습니다. 이글쓰면서 다시생각해봤는데 2014년부터 저 셋탑을 쓴거니 저거도 엄청오래 썻네요.
드럽게 느려터졌습니다. 이게 당시기준으로 최신모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그 당시 기준으로 해도 여전히 느렸습니다. 물론 수많은 업데이트를 거친 지금은 더 느립니다. 그리고 얼마 전, 최신 버전으로 한번 더 업데이트를 한 이후로 리모컨 딜레이 증상이 심화되고 거의 iOS9 올린 아이폰4s마냥 폐기물이 되어 버리더군요. 그렇다고 다운그레이드를 해줄리도 없고, 약정도 지난데다가 이걸 바꾸면 할인까지 해준다고 하더군요.
다시말하지만 이건 예전에 쓰던거고, YPbPr 포트와 아날로그 오디오 아웃 포트, HDMI 포트와 랜선 그리고 12V 전원입력짹이 달려있네요. 좌측 측면에는 패시브 쿨링용 배기구가, 우측 측면에는 마이크 포트와 USB 포트가 달려있습니다.
PC메뉴와 USB메뉴를 고를수있습니다. PC는 DLNA 기능같은데.... 직접 써본적은 한번도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아니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저 화면비율을 보세요. TV앱 -> 마이컨텐츠에 들어가면 저런게 뜨는데, 2010년대 초반에 나온 물건이라고 해도 많이 부적절한 해상도인건 변함이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여기서 영상을 틀면 화면비율이 정상이 되지만, 자막파일이 살짝 삐꾸가 나거나 용량이 조금이라도 크면 아예 전원을 내렸다가 다시 켜야 합니다.
새로 교체한 셋탑박스입니다. 상단에 채널버튼과 LED 표시등이 있으며, 크기는 더더욱 아담해졌습니다. 저는 작은 기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어머니께서는 그렇다고 하시네요.
이렇게 기기가 소형화된 만큼, 아날로그 출력잭은 과감히 삭제되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HDMI 출력 포트와 전원공급, 랜선꼽는곳, USB 3.0포트가 다입니다. USB 포트가 후면에 존재하는 점은 살짝 불편하긴 하네요.
안드로이드 셋탑인 만큼 구글 서비스 이용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SKT의 제품이고, 사용자로 하여금 자기보다 훨씬 더 큰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서 훨씬 유리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기 떄문에, 자사 서비스 버튼들과 누구 음성인식 버튼이 가장 크게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 버튼은 좀 작게 되어있네요.
TV 자체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작동하지만 IPTV 기능은 안드로이드와는 독립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인터페이스를 봐도, 초기 구동 및 기본적인 기능 및 메뉴는 SKT의 독자적인 프로그램 위에서 동작합니다. 여기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받은 안드로이드 앱을 구동하는 메뉴인 'TV앱' 메뉴에 들어가야, 비로소 친숙한 안드로이드의 인터페이스가 등장합니다. 물론 이 SKT의 독자 프로그램 역시 안드로이드 위에서 돌아가는거긴 하지만... SKT 측에서 안드로이드를 아예 마개조했는지 아님 TV용 안드로이드에서 IPTV 서비스 제공자들을 위한 커스텀 기능을 표준으로 지원해 주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네요. 기본 내장된 SKT의 IPTV 기능이 KODI에서 안돌아갈건 이미 예측이 되고 있고요.
저 누구 음성인식을 사용하면 SKT IPTV 프로그램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제어 가능하고, 상단 측면에 있는 구글 어시스턴트 버튼을 누르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호출됩니다. 예를 들어, 채널을 넘기는 것은 누구 음성인식으로 가능하지만 구글 어시스턴트에서만 되는 기능들을 쓸 수는 없는 식이죠. 그래서 어떤 명령을 내리느냐에 따라 눌러야 할 버튼들도 다릅니다. 하나로 통합되지 않은 점은 불편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뭐 할 수 없죠. 이건 어디까지나 SKT의 하드웨어고 저희는 SKT의 소프트웨어를 어떻게든 활용하는걸 강요받고 있는 거니까요. 정 그러고 싶으면 미박스에 코디를 깔아쓰는게 답이니.
저 리모컨의 신기한 점 중 하나는, 리모컨을 들면 저 동그란 버튼들 주변에 불이 들어옵니다. 대충 모션을 감지하여 불이 일정시간 켜졌다가 천천히 dim 되는것으로 예측이 되며, 조도감지가 불가능하다는 점, PWM 제어를 대충 하는지 최대밝기에서도 플리커링이 발생한다는 점과 최대밝기 - 최저밝기 사이의 해상도가 부족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는 점이 있겠습니다. 리모컨과 TV는 블루투스로 오디오를 전송하지만 버튼 입력은 IR을 사용하는 방식인데, 할거면 그냥 둘다 블루투스로 하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페어링 없으면 필수기능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좀 불편할 수 있지만, IR 리모컨에 비해 전파 리모컨이 가진 이점을 생각하면 단점은 충분히 커버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또한 이렇게 기능이 많기 때문에 리모컨의 무게 역시 증가했습니다. 뭐 AAA->AA로 배터리가 바뀌어서 증가한게 크겠지만.
그리고 리모컨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저 ZEM 버튼입니다. 리모컨에 있는 다른 버튼들은 모두 범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제품 동작에 필수적인 버튼들인데, 오직 저 ZEM 버튼만 그렇지 않거든요. 그저 ZEM 서비스를 빠르게 실행하기 위한 핫키일 뿐인데다가 대상 계층도 특정 연령층으로 한정되어 있어 모두가 필요로 하는 기능도 아닙니다. 그런 주제에 다른 기능으로 맵핑도 못해요. 심지어 KODI에서 다른 기능으로 재할당도 불가능합니다.
요즘 통신 3사들이 제공하는 IPTV 서비스 광고가 어린이용 기능들에 초점을 두고, 어린이가 있는 부모 계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는 좋다 이거죠. 근데 왜 그걸 꼭 리모컨에 박아두고 다른 기능으로 바꾸지도 못하게 하냐고요. 아이가 없거나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자녀를 둔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평생 누를일이 없는 버튼인데다가, 스마트기기를 잘 알지 못하는 계층에게는 오히려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최악의 디자인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SKT 메뉴에서 영화 등을 구매할 수 있지만, 저희는 이미 합법적으로 더 저렴하게 SKT의 서비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영화를 보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를 사용하면 되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넷플릭스는 유튜브 TV앱과 다르게 SKT 메뉴에서 접근할 수 없으며 기본 설치도 되어있지 않아 플레이 스토어에서 수동으로 설치를 해야 합니다. TV앱 메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홈버튼을 누른 뒤 가장 밑에 있는걸 선택하기 위해 오랫동안 쭉 내려야 되고 TV앱 메뉴 바로가기 따위는 존재하지 않다는 점을 보아..... 의도가 뻔히 드러나는군요.
다운로드된 컨텐츠를 재생하기 위해, 일단 KODI와 MX Player를 설치를 해 두었습니다. 코디는 아직 설정을 완료하지 않았고, MX 플레이어는 기본 플레이어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은 성능을 보여주네요. 스마트폰용 MX 플레이어의 모든 기능을 지원한다고 할 수 있으며 리모컨 버튼 한번 눌러서 10초씩 빠르게 탐색하는 것등 모든 기능이 TV에 최적화되어서 나와줍니다. 여기다가 아마 코디 설정만 끝나면 NAS나 다른 PC에서 영화도 바로 불러올수 있고 완전히 가정용 미디어센터를 구축하는 셈이 되지요.
일본에서 주류인 방송 녹화기능은 아쉽게도 없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서드파티 앱으로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불분명한게, SKT의 IPTV 프로그램을 서드파티 녹화 프로그램이 지원하지 않을거같네요.
뭐 위에 써두는건 저렇게 했지만.... 처음으로 스마트TV라는 물건을 만져보니 신기하네요. 일단 느리지 않아 좋고,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된다는건 정말 압도적인 이점이며, 다양한 코덱을 인코딩 없이 바로 재생할 수 있다는 점과 심지어 고전게임 에뮬레이터도 구동 가능하다는 점은 아주 좋네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저는 언젠가 저 하드웨어로 프린세스 메이커를 돌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