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에 대한 글도 쓰려는 계획이 있었지만, 8bit Guy의 영상이 제가 이야기하려던 모든 것을 설명하므로 영상을 남깁니다.
DVD가 나오기 전, 아날로그 텔레비전과 아날로그 영상매체를 즐기고 SNES를 하던 시절 필립스에서 낸 '가정용 멀티미디어 센터' 기기입니다.
게임기가 아닌 가정용 멀티미디어 센터를 노리고 만들었기 때문에, 생김새도 게임기보다는 플레이어에 가깝게 생겼습니다. 전면의 VFD가 인상깊지만, 오직 오디오 CD를 재생할 때만 들어오고 VCD같은 나머지 미디어 재생 중에는 CD-I라는 표시만 들어온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오디오 CD는 물론이고, 가라오케용 CD 규격인 CD+G를 넣으면 오디오 CD를 재생하면서 영상부에는 내장된 가라오케 화면이 뜹니다. 뿐만 아니라, 필름에서 직접 스캔한 무손실 이미지를 저장하는 코닥의 독자규격인 Photo CD 규격을 재생 가능하며 전용 디코더 확장팩이 있으면 비디오 CD도 재생 가능했습니다. CD+G 규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시다면 https://gigglehd.com/gg/lifetech/6689436 이 글을 참조.
VCD는 VHS에 비해서 약간 화질이 딸리는 면이 없지 않아 있으나, 어차피 그당시의 TV에서 보면 거기서 거기인 데다가 VHS와 달리 Generation Loss와 되감기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편리한 매체였습니다.
물론, 필립스의 전용 규격인 CD-i를 재생 가능하다는 점이 이 글의 핵심이죠.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도 관람차에 내장된 것으로 나오는데, '인터랙티브 컨텐츠' (=게임) 를 즐길 수 있습니다.물론 게임기로써는 그닥 좋지 못한 물건이었습니다.
CD-i 게임을 실행 중 MPEG 디코더 확장팩이 있으면 게임 내 영상을 더 선명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만, 이걸 적극 활용한 게임은 영상으로만 점철된 쿠소게들이었습니다. 오히려 이걸 쓰지 않은 게임들이 '게임' 으로써는 더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80년대에 개발된 CD-i에는 당시 초고급이었던 S-Video 단자가 있었으며 CD를 넣지 않았을 때의 BIOS 화면에서 설정 옵션을 열면 16:9 화면비율 설정 / 해제 옵션이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소비자는 RF에 물려서 4:3으로 썻겠지만.
참고로 90년대 출시한 무쏘 차량 한정판에 휴대용 CD-i가 옵션품으로 제공되었습니다. 극히 희귀한 물건으로 지금은 거의 못 구하신다고 보면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