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명동 라이브러리톡 GV 영상입니다.
1월 6일 씨네타운 게스트 출연 보라 영상입니다.
어제는 정식 개봉도 한 겸에 동생과 부모님을 데리고 같이 관람했습니다. 내심 어머니께서는 같은 작품을 다섯번씩이나 보면 질리지도 않느냐고 핀잔주셨지만… 어쩌다보니 VIP시사회에도 가게 되었고 GV때마다 시사회를 찾아가다보니 벌써 이렇게나 보게 되었네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1월 6일 메가토크에 참석하지 못해서 그 영상은 담지 못했다는 점. 하지만 다른 참석자 분이 녹음(영상이 아닙니다)이나 필사를 해 주신 덕분에 GV 내용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1주차의 절반을 지난 작품이지만, 생각보다 성적이 좋습니다. 300만 관객을 바라는 건 애초에 무리였고, 이 기세라면 100만은 금방 찍고, 200만도 1월 중으로 달성이 가능해보일 것 같습니다. 첫 주차를 성공적으로 성적을 거둔 탓일까요(웃음).
이 작품은 꽤나 불친절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개연성을 지적했고, 신카이 감독의 약점인 스토리보드 전개도 여전히 미숙합니다. 그럼에도 전대미문의 대히트를 달성했고 그 점은 매우 놀랍습니다.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더라’는 말도 하시지만 사실 이 작품은 지브리를 뛰어넘을 정도로 명작은 아닙니다. 미야자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신카이니까요. 너무 큰 기대를 하셨다면 당연히 실망하셨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신카이 마코토의 팬이거나, 가벼운 보이-미츠-걸 작품을 즐기려는 사람들이나, 달달한 로맨스 혹은 유쾌한 러브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먹힐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대부분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어머니 자연’과 잔혹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봅니다. 구름과 하늘,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에 집착하는 신카이 감독의 특유 연출 또한 이 점을 극대화하여 잘 살렸다고 봅니다.
한편, 영화 상에서는 러닝타임 문제로 많이 썰려 나간 부분이 있지만, 소설이나 외전, 만화를 통해서 뒷 설정을 살펴 보면 결코 가벼운 작품은 아닙니다. 꽤나 촘촘하게 배경을 잘 설정했다고 봅니다. 어째서 샛별의 화신이 용신으로 그려졌으며, 왜 직물과 길쌈의 신이 별의 신을 몰아내고 주력 신앙이 되었는지. 또한 시간 개념에 대한 묘사가 꽤나 독특했습니다(영화에서는 대강 무스비와 구치카미자케 언급으로 넘어간 모양이지만요). 아무튼 오랜만에 다시 기기신화(일본서기)를 들춰보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래서 평범한 러브 코미디 로맨스물로 가볍게 즐기기에도 나쁘지 않은 작품이지만, 근본적으로 일본 문화에 익숙해야 하며, 무엇보다 (일본) 고전 문학이나 (일본) 신화, 상고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학부생 수준 정도는 숙지해야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일본인이라고 해도 문학부 졸업생이 아니라면 이해하기에 힘들 수 있습니다. 가령, 황혼에 대한 상식이나 만요슈의 시 몇 수를 전혀 모른다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몇몇 씬이나 작품 주제를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요. 그렇기에, 더욱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극장에 여러 번 찾아가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작품은 완전할 수 없습니다. 이 작품도 구멍이 많으며, 허점을 눈으로 잡아낼 정도로 엉성한 편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이 작품은 잡다한 상식의 이해 강요를 뛰어넘어, 한 사람과 또 한 사람과의 관계를, 그것도 애절한 그 관계를, 너무 잘 녹여냈고, 그래서 전대미문의 히트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에는 이유가 없잖아요? 그저 좋아지는 것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꼭 한번 극장에서 보시길 바랍니다.
2번 더 보면 그나마 이해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