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메밀국수 집에 갔어요. 여기가 값싸고 양많고 그냥저냥 먹을만한 맛에, 공장에서 다 만든거 사와서 대충 삶아 내놓는 게 아니라 가게에서 직접 면을 뽑는 게 보이다보니 공간은 좁고 정신이 없어도 손님이 꽤 많습니다.
좁은 자리를 비집고 앉아서 주문하고 나니 다음 손님으로 영감님 두분이 들어오시더군요. 이 좁은 가게에 하얀색의 고광택기타 케이스를 들고 들어오니 눈이 안 갈 수가 없네요. 그리고 들어오면서 가게 문도 안 닫아요. 바깥에 담배냄새가 그대로 들어오니 마음에 안 들지만, 그건 제가 닫으면 되니까 여기까진 그러려니 하는데..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끔찍하더군요. '랜 케이블 중에 천만원짜리가 있다' '보통 케이블은 차이 없지만 음악 들을때는 차이가 크다지' '그걸로 한번 들어보고 싶다' '좋은 케이블은 어쩌고 저쩌고'
다행이도 식사가 나온 후엔 음식을 먹는 데 입을 쓰는지라 저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네요.
여기서 시시콜콜 쓰긴 좀 그렇지만,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하면 이 동네에 은근히 돈 많은 아재들이 많이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비록 동네는 구질구질하지만.
있다는게 더 놀랍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