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2년만에 외출하다.
학교 소풍이라네요.
고3이 뭔 체육대회에 소풍인지,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밖에서 영화보고 자유시간 갖고. 이게 끝입니다.
소풍이라고 말하기도 참 애매한데, 그냥 하루정도 쉬는시간을 주는거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그리하여 2년 만에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간해서는 쉬는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다가, 시간이 나면 인터넷을 파헤치면서 자료 하나 더 모으는게 시급하기 때문에, 어디 외출할 생각을 안 했었거든요. 뭐 밖에 나가도 할게 딱히 없기도 하고.
시대가 빠르게 급변하면서 젊은 층들이 향유하는 문화들도 빠르게 세대교체 되는 것 같습니다. (라고 쓰고, 제가 무식한 것이라고 읽지요. 그리고 이게 FACT.)
이러다 보니, 제가 무슨 투어리스트가 된 기분이더라고요. 물론 친구들이 가이드.
인형뽑기는 자주 보았고 잔돈이 남을 때마다 한두번씩 즐깁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뽑기를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투자의 10-20%, 많으면 50%까지를 회수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걸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방이 있더라고요.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실제로도 뽑기방은 자주 보아 왔으니.
반다이 로고가 존재 하는걸 보니 정품 건담 같습니다. 저는 건알못이기에 PASS.
뭔가 익숙한게 보인다 했더니 큐포스켓이더군요. 아주 마음에 듭니다.
삼성 헬스 曰, 오늘의 HR 레코드가 130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아마 저 조그마한 피규어가 그 원인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운빨JOT망겜에 웬만해서는 투자하지 않지만, 저 큐포스켓을 GET 하겠다는 욕망은 무의식을 강하게 자극하였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코 여러분의 마음대로 컨트롤 가능하지 않습니다. 뭐 대부분의 뽑기류가 그렇지만....
운과 실력이 좋다면, 뽑기 제품 중고 판매를 통해 투자금의 200% 이상을 회수할 수도 있을 듯 하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듭니다.
물론 몇번 시도하다가 돈만 버리고 말았지요.
그저 인형이나 중국산 저퀄리티의 핵폐기물 뽑기가 아닌, 정품 피규어 뽑기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한데, 뽑기의 유형도 다양하더군요.
일정량 이상을 채우거나, 전용 복불복 뽑기를 통해 가격대가 결코 만만치 않은 고급 제품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뽑기 밴드에 인증글을 쓰면 된다나..
(이중 복불복이네요.)
이 물건은 꽤나 신기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 하니, Blue-White Graphic LCD가 달려있습니다. 대충 가로해상도 128 정도가 되어 보입니다.
어떤 정보를 표시하는데 사용되는지는 알아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요즘은 Active 컬러 LCD가 가격차이도 얼마 안나는데, 굳이 가독성 떨어지고 시야각과 반응속도가 지나치게 작은 Passive LCD를 사용해야 되었는지 의문입니다. 뭔가 균일하지 않은 느낌은 중국산 느낌이 납니다.
뭐가 어떻게 되었든 뽑기는 운빨 JOT망겜입니다. 최대한 피하도록 하세요.
바로 옆에는 오락실이 있습니다.
그 오락실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인데, 꽤나 많은 기계가 있습니다. DDR과 유비트는 신형이 있었고, 태고의 달인은 구형이더라고요.
하지만 오락실을 간 목적은 오직 이니셜D를 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패스합니다.
화면비 4:3의 구형 기기는 꽤 오래 전에 해본 적이 있지만, 신형 기기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조금 하다가 돈이 모자라서 바꾸러
우측의 기기는 삐리리합니다.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리마셍이라는 건 뭔가가 안된다는 뜻이고, View-Change 버튼을 누르라는 말과 Cancel은 대충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스티어링 휠의 Force Feedback은 장난 아닙니다.
Rumble은 게임상에 구현된 도로의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여 현실적이고, 차속에 따른 휠의 저항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는 실제 브레이크의 느낌이 들게 되어 있습니다만, 오토 클러치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스포츠카는 수동변속이 진리.
첫 코인을 투입하고, 타임어택 모드를 해 보았습니다.
2분 30초라는 시간이 나왔는데, 이게 빠른 건지 느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브레이크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네요.
스토리 모드인데, 일본어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뭐라는지는 잘 모르지만, '무면허 주인공이 AE86으로 두부배달을 하는데 이걸 타고 또 내리막길 레이싱 대결을 한다' 라는 기본지식만 알고 있으면 되죠.
스토리 모드에서는 포인트를 사용하여 자동차를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 게임, 원래 이렇게 쉽나요?
전작과 비교하여 난이도가 하락한 건지, 아니면 전작을 플레이하던 시절은 차알못이었던 시절이라 그런건지, 제가 차를 잘 운전해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게습니다만, 게임이 너무 쉽네요.
라이벌로 등장하는 차량들을 50m 이상의 격차로 이기기는 결코 어렵지 않았습니다. YOU LOSE라는 문장 아닌 문장을 한번도 못 보았네요.
대충 게임을 하면서 요령을 파악해 보았는데,
AE86 기준으로
- 변속기는 총 5단까지 장착되어 있음.
- 3단과 4단의 토크 차이는 꽤 크며, 3단에서 가속되는 속력이 큼.
- 일반적으로 3단에서는 100km/h - 140km/h 사이에서 퓨얼컷이 걸리며, 경기 초반에 이 속도를 파악하고 변속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함.
-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코너링을 할 때에는 기어를 3단에 위치하고 쓰로틀 전개율 조절으로 속력 조절.
- 중간에 도로가 넓어지는 부분에서는 추월하기가 좋은 부분.
- 변속기에는 언제나 손을 올리고 있어야 하며, 직진 코스와 코너링이 나올때 변속을 계속 조절해 주어야 함.
- 중간의 타코미터 업그레이드를 하는 편이 좋음. 기존 타코미터는 우측에 쏠려있어 보기 불편함
- 3단 변속기 사용중에는 내리막에서 바로 5단 변속, 오르막에서는 레드존이어도 3단 유지.
- 마치 자신이 관성을 온몸으로 받는 것마냥 X랄 쑈하지 말고 올바른 운전자세를 유지하고 차분한 마인드로 레이싱에 임해야 함.
이정도가 되겠네요.
그런데, 의외로 오락실에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PC방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인지, 인기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오락실보다는 PC방을 선호하나 봅니다?
귀가 너무 아프다는 점은 단점입니다. 소리의 데시벨이 너무 커서, 귀마개 삼아 이어폰을 낄 수밖에 없었어요.
오랫만에 외출하니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