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세문경(잔무늬거울)은 지금으로부터 약 2~3000년 전 쯤에 만들어진 거울입니다. 이 시기는 청동기 말기에서 철기시대 초기로 고조선과 삼한이 존재하던 시절이죠.
청동으로 원판을 만든 다음 앞은 섬세하게 갈아내서 물건이나 사람을 비치게 만들었습니다. 주로 왕이나 성직자가 걸치는 악세사리로 성스러운 유물 취급이었으나, 이와 별개로 실제 거울 기능으로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며 현대의 유리를 이용한 거울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해서 쓰여서 흔하게 발견되는 유물입니다. 그런데 이 다뉴세문경은 특이한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저 섬세한 무늬입니다. 지름 21cm의 청동판에 0.3mm 간격으로 저런 섬세한 선을 1만 3000개나 세겼습니다. 그것도 칼 같은 것으로 세긴 것이 아닌 거푸집으로 찍어낸 겁니다. 레이저나 칼로 세기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양산이 가능하지만, 거푸집이나 금형으로 청동 위에 이런 무늬를 완벽하게 제현하는 건 현대 과학 기술로도 무리라고 합니다.
이러한 섬세한 무늬의 거울은 한반도에서만 발굴되었으며, 약 30점 정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학자들과 기술자들은 이 거울을 연구하고 제현하기 위해 거의 50년을 매달리고 있지만, 이 정도까지로 정교한 복제품에 다다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거푸집은 밀랍이나 모래 혹은 활석을 사용하고, 구리(Cu)와 주석(Sn)을 65.7 대 34.3 비율로 만든 합금을 사용하였다 정도만 알아냈을 뿐입니다.
여러가지로 저 거울은 미스테리하면서도 대단한 걸작임에는 틀림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