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로 호오? 하다가 아이폰 XS의 옆그레이드성과 Margin Max의 정신나간 가격에 이미 충격받으셨죠?
그리고 발표한 XR의 괴랄함에 잠 못 드신 거 압니다.
램은 아직 안 나왔지만 3GB로 점쳐지는 것 같고, A12니까 좋긴 좋은데 A11이랑 비교했을 때 CPU 성능은 조금 개선된 수준.
디스플레이의 소니스러운 베젤과 경악스레 낮은 해상도, 3D 터치 빠짐(!) 또한 논란이구요.
그나마 안 까인다 싶은 곳이 카메라와 배터리인데...
가격 책정은 이미 빅엿을 거하게 먹였잖아요. 699$가 가능성이 낮을 수도 있다는 건 알았지만 749$가 엔트리랍시고 찍힐 때의 멍~함도 사실이었구요.
거기다 3.5 잭 어댑터 빠지고, 5W 충전기로 딥빡에 화룡점정.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제 사용성에는 썩 나쁘지 않단 말이죠.
1. 128GB는 애매하게 싸고 애매하게 넉넉합니다. 노트북+태블릿 있는 저로서는 특히.
2. 배터리가 그 깡패 8+보다 90분 길대요. 이건 대박인데?
3. 무선충전? 있긴 있어요. 고속충전? 따로 사야 된다지만 어쨌든 있어요.
4. A12라는 게 어쨌든 저쨌든 (190만원 각 선) XS MAX랑 같잖아요? 6s+는 슬슬 느림이 느껴져요.
5. 3D 터치 뼈아프죠. 그런데 iOS 12에서 키보드 커서 움직이기는 스페이스바로 되고, 커서 빼면 가장 많이 쓰는 3D 터치는 음악 앱인데 이건 길게 누르기로도 문제 없고. 안 들어간 게 아쉽지, 부족한 것 까진 아니었거든요.
6. 탭틱 엔진은 있습니다. 언제부터 길게 누르기를 햅틱 터치라고 불렀는진 몰라도.
7. 해상도가 정말 별로긴 한데 배터리랑 교환했다고 하자구요. OLED 번인 때문에 안 쓰는 저 같은 사람들은 어차피 선택지도 없어요.
8. 스테레오 스피커, 방수방진, 페이스 아이디, 유리 후면 등등 이것마저 빼는 건 아닌가 할 건 그래도 들었습니다.
종합하면 아이폰 SE를 쓸 때의 "아 이건 아닌데..." 싶을 정도의 정신나간 하드웨어는 아닙니다. (물론 가격도.)
정말 애매하게 "너 정말 이 기능 필요해?" 싶은 것들을 좀 깎아내고, "대신 플래그십에도 없는 이거 줄게!" 하면서 배터리나 LCD 디스플레이를 쥐어 준 느낌.
새벽에는 에에 이렇게 뭐가 많이 빠져 하고 실망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내줄 건 내준다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이제 아이폰 8+ 중고와 고민하고, 실기 만져본 다음, 면세 받아서 사야겠어요. 애플 코리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