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저는 항상 멀티미디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기기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영화관+TV+고급 오디오+4K 디카가 손 안에 있다니.
지금 전 르그전자의 V10 스마트폰을 사용중입니다. 메인폰은 블베 9900이라는건 안비밀.
2016년 말 싼맛에 최고급 카메라와 최고급 오디오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질렀습니다.
지금 여기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이 스마트폰은 무려 자칭
"슈퍼 프리미엄 폰"
WOW. 놀랍습니다. 프리미엄 앞에 '슈퍼' 까지 붙여가면서 이 폰이 최고급임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LG가 그렇게나 광고하던 기능은 "카메라 기능" 과 "오디오 기능". 즉 간단히 말해서 멀티미디어 최적화 폰이랍니다.
사실 인정하지 않는 바는 아닙니다만, 써먹을수 있게 만들어야 인정을 하지... 기본적인 곳에서 결함이 있는데 써먹을래야 써먹을 수가 있을까요.
V10이 그렇게 자랑하던 ESS 사브레 32/196 하이파이 칩셋입니다.
제 DAP보다도 더 미세하게, 심지어 (쓸데없지만) 좌우 독립으로 조정 가능 한 AWESOME한 볼륨
제가 지금 보는게 방송용 캠코더 화면인지 폰 화면인지 착각하게 만드는 AWESOME한 카메라 기능
이 기능들에 대해서 비판할 마음은 1도 없습니다. 너무 잘 만들어진 기능입니다.
하지만...
심지어 요즘 (이라기보다는 1년 전쯤부터) 배터리 용량에 상관없이 전원이 지멋대로 꺼집니다. 마치 '에잉 나 전화기 안해' 하듯이...
게다가 음악을 틀으니까 거슬리는 수준의 노이즈가 저를 반기더군요. Holy shit. 충전하면 더합니다. 물론 충전 안해도 나올 노이즈는 나옵니다.
이래서 고급 기능이 쓸모가 있을까요.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는거....
여기까지는 모두들 알고 있는 헬지의 만행이지만, 저는 오늘 더 심각한 것을 경험했습니다.
LG가 정말 개념찬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udio effects are unavailable with Hi-Fi Sound?????
예. 정말 개념찬 스마트폰입니다. LG는 오디오 강화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홍보하는데도 불구하고 오디오에 대한 배경지식은 1도 없나 봅니다.
하이파이를 듣는데 이퀄라이저가 필요없다니?? 얘네들은 이퀄라이저가 뭐에 쓰이는 물건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당장 DAP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AK Jr도 하이파이 음원 재생중 이퀄라이저 사용을 지원합니다. 심지어 얘는 50만원짜리가 20만원 미만으로 떨어져버린, 오디오 카페에서 핵폐기물이라 부르는 영 좋지 않은 물건입니다.
그런데 자칭 프리미엄폰이 저런 화면을 띄우다니. 더이상 말이 안나옵니다. 그리고 그걸 이제야 발견한 제가 자괴감이 들어 미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DAP의 USB DAC 기능을 물려서 사용중이었기 때문으로.
지휘자 고바야시 게이코의 훌륭한 지휘, 시에나 윈드오케스트라의 훌륭한 연주실력과 훌륭한 오디오 마스터링, '취주악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음반사' 의 신뢰도 높은 고퀄리티 음원이 무슨 소용입니까. 노이즈 가득한 소리에 5시간도 채 못가는 배터리에다가 이퀄라이저도 못 적용하는데....
IT 회사들에게, 폰이 더럽게 두꺼워지고 무식하게 커져서 주머니에 안 들어갈 정도로 되도 좋으니까 멀티미디어 기기를 만들라면 제발 제대로 만들기를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잔상도 잦아요. 하긴 사용기간이 3년쯤 됐으니 그러려니 싶긴 한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