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네요.
그래서 천둥번개가 무서워진이야기를 해보려는데요.
때는 군생활 할시절 2013년 언젠가였을거에요.
저는 공군 모 부대에서 군생활을 했는데, 그날도 오늘처럼 천둥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폭우가 내리는날이었어요.
어느날처럼 선임이랑 우산을 같이 쓰고(씌어주고) 출근을 하는길이었는데요.
정말 제 발앞에 번개가 떨어지는걸 봤어요.
엄청난 굉음과 함께..
그순간 저와 같이있던 선임은 균형을잃고(우산도 놓친채로) 바닥에 쓰러졌고
그 광경을 정비대 게이트 초소근무를 서던 이름모를 헌병 병사가 지켜보고있었죠.
그 헌병의 얼굴이 슬로모션처럼 보였는데 마치 '쟤네들 괜찮은가?' 우려섞인 표정으로 보고있었어요.
정말 번개가 떨어지고 우리가 쓰러지고 헌병 병사의 얼굴을 본것은 찰나의 순간이었을텐데
그 순간이 아주 느리게 슬로모션으로 지나갔죠.
그러곤 그냥 주저앉아서 비맞고 가만히있다가 우리둘이 약속한듯이 사무실까지 뛰었어요.
우산도 버려둔채로..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서있을 힘조차없었어요. 아마도 제 삶에서 가장 죽음의 문턱에 가깝게 갔던순간이지 싶네요.
우리둘은 그렇게 사무실 바닥에 주저앉아서 입을 열고 처음한 말이 "우리 살아있냐?" 이거였어요.
그 이후로 정신적 후유증이 남았는지 천둥소리와 번개가 번쩍거리면 움찔움찔하고
비소리만 들려도 왠만하면 야외에 있고싶지 않았어요.
물론 지금은 제대한지 상당히 오래되어서 그때보단 많이 좋아졌어요. 그래도 움찔움찔하네요.
딱히 천둥소리나 비오는날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지는 못하는것 같아요.
두어걸음만 더 전진했으면 직격뢰를 맞았을 것이고 지금 여기 앉아서 이런 글도 쓰지못했겠어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군부대에는 고층건물이없어서 시가지에 비해 비교적 취약할 수 있다곤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군생활하며 직간접적으로 번개를 경험하는 썰도 많은것도 이런점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해요.
기글회원님들 중에서도 저와 비슷한 경험하신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