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무리하게 사치좀 부릴까 싶어 족발을 먹으려 했습니다. 몇군데 알아보니 '숯불향 족발'이라고 숯불향 가득~ 숯불 족발 이렇게 적혀져 있더군요.
시켯습니다. 근데 생긴게 좀 이상해요.
뭔가 너무 뻘겋게 생긴겁니다. 분명 겉에다 뭘 칠하셨어요. 먹어보니 맵게 칠하셨더군요.
주문이 잘못됐나 확인해보니 시킨 주문은 맞아요. 근데 메뉴와는 조금 다르게 온 겁니다. 이게 맞나 싶어 사장님께 공손히 연락드렸는데.
"아~ 그거 '불'족이라고 해서 원래 매운건데..."..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깐 이 사장님은 숯불 족발을 숯 '불'족발이라고, 숯불에 구운 족발이 아니라 숯의 불족발(?)이라 말씀하시는겁니다. 솔직히 숯의 불족발이라는 단어도 지금 모순이 많아요. 숯의 불족발이라고? 뭔말이야 대체...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국어 오류예요. 메뉴판에도 숯불 족발, 숫과 불이 분명 붙어 있었고 띄어쓰기 다음에 족발이 붙어 있었죠. 숯과 불이 띄어 쓰기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메뉴 설명에도 '숯불향 가득~' 이라고만 적혀 있었지 불족발이라고 판단되는 요소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사진도 불족발은 뻘건 사진 올리셨는데 숯불 족발은 일반 족발 같은 저화질 사진 올려놓으셨더군요.
제가 군대에서 군의관이 실수로 약 처방이 바뀌어 다른 약 먹다가 내장이 뒤틀리는 사건을 함 겪은 적 있었는데, 그 이후로 매운걸 금기시되다시피 못 먹게 되었습니다. 기구한 인생이군요..
아무튼 33000원주고 산 족발인데 싹다 쓰레기통 들어가게 생겼네요..
이거... 제가 멍청해서 생긴 헤프닝이 맞는걸까요? 요즘 갑질이다 뭐다 해서 사장님께 뭐라 할 수도 없고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