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아래 인지한계님 글을 보다보니... 13살때 삼성 매직스테이션 슬림형 컴퓨터로 열혈강호 온라인을 피씨방 안가고 집에서도 하고싶다는 그 열망에서부터 알음알음 파란동네 까만동네 기웃거리며 컴덕질을 시작했네요.
내장그래픽이랑 외장그래픽이 따로 있단게 신기했고.. agp와 pcie 규격이 혼란스럽던 낭만의 시대였었습니다.
슬림형 데스크탑은 사용할수있는 그래픽카드도 lp타입으로 한정된다는걸 알았을때의 절망감이란...
부품 갈아끼울때 마치 레고를 조립하는듯한 재미, 부품마다 다른 벤치마킹 점수와 미묘하게 다른 쿨러 소음. 그 모든게 다 호기심이었고 재미였어요. 초등학생때부터 썼던 부품들을 기억나는대로 써보자면
인텔 82865G - 라데온9100 - 지포스6200LE - 라데온9550 - 라데온HD3870 - 지포스GTX680 - 라데온HD7970ghz - 라데온 R9 290 - 지포스 GTX860m - 라데온 RX470 - 라데온 vega56
펜티엄4 프레스캇 2.66 - 콘로 E6750 - 켄츠필드 Q6600 - 하퍼타운 E5450 - 투반 1055T - 비쉐라 FX8300 - 하스웰 i7 4712mq - 라이젠 R7 1800X
연대기도 기네요. 한참 하드웨어를 너무 좋아할때는 몇나노미리에 어떤공정에 코드네임까지도 다 줄줄 외우고 다녔었는데, 저보다도 훨씬 일찍 컴덕을 시작한분들 앞에서 주름을 잡는건 아니지만, 제 열정은 라이젠 1세대에서 멈춰있습니다.
그래픽 개발 직군에 있지만 사무실에서 제공한 pc도 성능이 워낙에 출중하고.. 집에서 하는 작업들도 현재 사용하는 시스템 사양에서 아무 문제없이 돌아갑니다. 최신 aaa급 타이틀을 할 시간은 없고 게임에도 흥미가 떨어졌네요.
그냥 고장나지 않으면 계속 쓰지 생각에 이따금씩 먼지나 털어주고 써멀만 발라주며 업그레이드를 안한지 어언 5~6년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다나와에서 새로운 부품이 등록되어도 시큰둥합니다.
지인들이 컴퓨터 추천해달라 맞춰달라 하면 그냥 HP 완본체 쓸만한거 사라고. 조립컴퓨터 가성비 좋은거야 다 알지만 고장나면 부품 하나씩 바꿔끼우면서 고장난것 찾을 요령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저한테 맡기지 말라고.
요즘 7900xtx랑 4080 타이틀매치가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입니다만.. 먼세상 이야기같습니다. 관심이 가질 않아요.
여러분들은 십년 이십년 혹은 삼십년을 컴덕질 하시면서 계속해서 새롭고 재미있고 그렇게 느끼시나요?
조립 해달라 그러면 그냥 한성컴퓨터 조립완본체 링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