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흡연자를 무조건 극혐하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만,
좀 전에 점심 먹고 왔는데, 제가 항상 식당 출입구에 놓인 냉온수기 옆에 앉다 보니, 드나드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어떤 남자 둘이서 식사를 마치고 나가면서, 한 남자가 다른 남자에게 "철수야, 너 담배 얼마나 남았냐?"고 묻더라고요. (당연히 이름은 가명입니다~)
사수? : 철수야, 담배 얼마 남았냐?
철수 : 에? 한 반 갑 정도? 남은 것 같은데요? 왜요?
사수 : 네가 알다시피 내가 담배 없으면 못 살잖냐? 그런데, 마누라는 용돈 올려주지도 않고 담배값 아끼게 끊으라고나 하고, 영희 (아마도 딸인듯?)는 아빠가 담배 피는 거 싫다고 끊으라고만 하니, 내가 죽을 거 같애.
철수 : 그래서 하나 달라고요?
사수 : 아니, 어차피 너도 내가 자꾸 달라고 하면 귀찮을 거 아냐? 그러니까 그냥 그 반 정도 남은 한 갑 다 나 주면 안 되냐?
철수 : 에? 이걸요? 다요?
사수 : 어, 안 돼? 자꾸 달라고 하면 귀찮잖아, 그러니까 그냥 아예 다 줘.
(마치 네 생각해서 새 거가 아니라, 네가 피다 남은 것을 달라고 하는 것이니 고마워하라는 말투로)
제가 따라 가면서 들은 게 아니라, 이 정도까지만 들렸는데요.
저는 담배를 피워본 적이 한 번도 없고, 군대 있을 때 빼고는 담배 심부름을 해 본 적이 없다 보니, 지금 한 갑에 얼마인지조차도 감이 아예 없기는 하지만..
흠연자분들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실 것 같은가요?
제 생각에는, 철수라는 사람은 아마 그 담배 반 갑을 뜯겼을 것 같은데..
아무리 식후땡이 각별하다고는 하지만.. 저렇게까지 남의 것을 마구 갈취하면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게 이해가 안 가서, 저렇게 구차하게 살 바에는 그냥 끊지.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도 들기는 합니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제가 비흡연자라서인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