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띄엄띄엄 다니고 있습니다. 이래서 서울공화국이 최고구나 싶을 정도로 동네에 병원이 참 많으니, 여기저기 골라서 갈 수가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참 희안한 곳도 많네요.
1. 가장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통증재활병원에 가고 있습니다. 엄청 크고, 직원이 엄청 많고, 시설도 엄청 많고, 가격도 엄청 비싸서(7만원씩 깨져요) 가기 싫은데... 뭐 어쩌겠나요. 최고의 병원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곳인걸요.
여기 가면 주사를 맞고 물리치료를 받는데, 그 물리치료를 하는 직원이 매번 다르고, 그 내용도 매번 다르단 말이죠. 저번에는 가만히 누워서 남자직원한테 소인수분해를 당하다가 왔는데, 이번에는 여자직원이 발 들어보세요 허리 들어 보세요 하고 시키는 거나 따라하다가, 옆구리나 쿡쿡 찔리다가 왔습니다. 저번이나 지금이나 허리가 아픈 건 똑같은데 도대체 왜 이렇게 극과극으로...
2.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가 할머니들이 말하는 대화를 본의 아니게 들었습니다. 창동에서 여기(화곡동)까지 왔데요.
도대체 왜...?
3. 1번에서 쓴대로 병원비가 너무 비싸서 중간에 한의원에 가 봤습니다. 마침 근처에 한의원이 새로 생겨가지고 들어가 봤는데, 이것저것 쓰라고 종이를 내밀더라고요. 뒷면에 건강 정보를 카카오톡으로 받으며 개인정보를 제공하겠다에 체크하라는 게 있어서 이건 안 하겠다고 말했더니, 그럼 접수가 안 들어간다고 하네요.
뭐 병원이 여기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서 그냥 나오긴 했는데... 이건 개인정보 관리 위법 아닌가 -_-?
4. 다른 한의원에 갔더니 음... 제가 알고 있는 것하고는 치료 방식이 많이 다른데, 제가 이제와서 왕년에 조금 배웠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고, 그렇다고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니 진료 내용에 대해서는 넘어가고요.
다 벗고 엎드려서 찜질을 하고 있는데 누가 가림막을 촥 하고 열길래 간호사인가 했더니, 왠 아줌마가 어머어머 어떡해 하더니 그대로 사라지더라고요.
아니 뭐 얼굴을 알아야 이 미친자야 안구에 병변이 있어 전방 주시가 불가능하냐라고 주장할텐데 누군지 알 수가 없으니...
써놓고 보니 동네에 병원은 많아도 마음에 드는 곳은 없군요.
그래도 병원 가려고 멀리까지 나가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가 이래뵈도 의료관광 미라클메디특구(우웩)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