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지금 쓰는 케이스는 이겁니다. 실버스톤 KL07
11만원 가량 주고 사서 최근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조립하다 우측 패널을 꽤 크게 긁어서 기스를 내질 않나, 전면 USB-C 포트가 불량이라 부품 신청을 하질 않나 여러모로 다이나믹하게 쓰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조용하다고 나름 신경을 썼다는 케이스인데 어째 그다지 조용하지가 않더라구요. 분명 폼패드는 넉넉하게 발라둬서 방음은 잘 될텐데.. 전면 흡기팬 두개에 후면 배기팬 하나인 부실한 구성이 발열 제어에 역부족이라 RX6800XT를 감당하지 못하는거 같더라구요.
상단 패널을 까보면 이렇습니다. 꽤 그럴싸한 자석식 먼지커버가 있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쿨러가 없죠.
그리고 제가 쓰던 예전 케이스는 스텔스 EX입니다. 상단에 팬이 두개가 달려있었죠.
상단에 팬이 두개가 달려있었죠.
...???
바로 분해해서 상단팬을 떼어 끼워봤습니다. 잘 맞습니다. 아마 120mm 팬에 맞춰 나사홀을 타공해둔거겠죠. 문제는 이거.. 너트가 없더라구요. 원래 케이스에 있는 철판의 타공홀에 나사가 직접 맞물리는 방식인데, KL07은 그런 타공이 없어서 너트가 필요하더라구요. 근데 새벽 1시에 어디서 너트를 구하나요?
그래서 그냥 케이블타이로 때웠습니다. 덜덜거리지도 않고 안정적으로 잘 작동합니다. 이미 메인보드에 쿨링팬 단자가 하나밖에 안 남은 상황이라서 팬컨트롤도 떼오지 않으면 두 팬중 하나는 작동하지 않기에 스텔스 EX의 전면패널을 분리해서 팬컨도 떼옵니다.
팬컨은 이런 구조. IDE단자로 전원을 공급받아서 DC팬에 그냥 바로 흘려주는 방식이고 속도조절은 중간에 달린 스위치로 수동으로 하는게 다입니다. 이 팬컨은 본체 안에 그냥 처박아버렸습니다. 어차피 고속으로 돌려도 소리가 거의 거슬리지 않기 때문에..
장착 완료 후 테스트 짤. 잘 작동합니다.
각 팬마다 케이블타이 두개에 의지해서 자알도 돌아갑니다. 이걸로 발열이랑 소음이 좀 줄길 바랍니다. 사실 10만원이 넘는 케이스에 상단팬도 없이 온다는게 좀 너무하다 싶기도 해요.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는만큼 상단팬의 유무가 쿨링 성능에 정말 큰 영향을 준다고 느끼고 있거든요.
아무튼 죄다 뜯기고 빼앗기고 이제 남은건 전면 120mm팬 2개, 후면 120mm팬 1개, ODD랑 팬컨 하나인 처참한 스텔스 EX의 몰골입니다. 여기서 또 뭘 어떻게 뽑아먹을지 고민중입니다 ㅎㅎ
그리고 저런 방식의 타공은 팬의 나사홀을 관통해서 너트로 고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나사홀에 짧은 볼트로 직접 고정할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