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물품 수령인증 겸 사용후기는 어느 게시판에 써야 하는지 말입니다....)
저는 ITX를 신봉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굳이 땅값 집값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공간 자체가 비용인 그런 세상입니다. 집은 좁은데 세상에는 좋은 물건들이 너무 많죠. 그래서 하나씩 들이다보면 사람이 돌아다닐 공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 고민없이 더 큰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 되겠지만 하하 그게 말처럼 말입니다 하하.. 그런 중에 이 컴퓨터라는 것이 굳이 굳이 이렇게 막 크고 무거워야 하나 하는 그런 생각을 아주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습니다. 모름지기 전자제품이라는 것은 말이죠. 동일한 성능과 사양이라면 무조건 작고 가벼운 것이 갑이지 말입니다. 티비처럼 클수록 좋은 것.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처럼 작아지기 힘든 것을 제외하고 나면, 워크맨이든 피씨든 하다못해 충전기라 할지라도 암튼 무조건 작은 것이 미덕입니다. 그리하여 ITX는 진리입니다.
이런 저에게 레나님께서 엔비디아 9300 칩셋을 쓰는 소켓 775 ITX 보드와 울프데일 E8400, 그리고 DDR2 램 2개를 나눔해 주셨습니다. 제가 TV에 물리는 소형 서브컴이 꼭 하나 필요한 그런 상황이었는데요. 떄마침 나눔해 주신 덕분에 아래와 같이 시스템을 빌드할 수 있었지 말입니다.
775 ITX 보드 중에서 HDMI 출력이 되는 보드는 사실 그렇게 막 흔하지는 않았습니다. 원가절감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가장 흔히 굴러다니는 G31 G41 보드들은 대부분 RGB에 지나지 않았고요.. (그리고 AHCI도 안되었죠 ㅋㅋㅋ) 좀 괜찮다 싶어야 DVI 정도 지원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이때만 해도 그래픽이 CPU에 통합되지 않고 메인보드 칩셋이랑 같이 있었을 때였죠. 해서 지금처럼 메인보드라 함은 본디 종류별 그래픽 출력소켓이랑 랜이랑 사운드랑 왕창 다 붙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세상은 아니었지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광출력 및 동출력에 무선랜, 그리고 추억의 E-SATA 까지 다 붙어 있는 이 제품은 당대에는 상당한 고급품으로 시장에서 거래되었을 물건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엔포스 칩셋 자체가 고가였죠. 오버클럭도 되고.. 바톤 오버는 역시 엔포스지 하던 떄가 기억나네요.
사진에는 없는데 레나님께서 워낙에 포장을 잘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니 아마존에서 1테라 SSD를 사도 대충 뽁뽁이 한번 둘르고서 태평양 건너오는 그런 세상이던데 말이죠.. 저도 나눔물품의 포장에 나름 성의를 가진다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아직 한참 멀었구나 싶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것은 5년도 더 된 통알미늄 ITX 케이스입니다. 왜 다들 집에 안쓰는 ITX 케이스 하나씩은 있잖아요. 그거 없으면 기글러 아니잖아요 그냥 컴덕후지.. 암튼 제품정보 찾아보니 아직도 파는 곳이 있네요? http://prod.danawa.com/info/?pcode=2916779
케이스에는 싸구려 120와트급 12V DC 파워가 붙어있습니다. 그리하여 부피를 최대한 줄여보자 하는 케이스인데. 알미늄인데도 불구하고 열 배출은 좀 시원찮습니다. 구조 보시면 아시겠지만 환기구라고 할 만한 게 잘 없어요.
12V 10A 어댑터를 써서 120와트 맥스로 밀어넣을 수 있도록 해서 쓰던 겁니다. 이 고암페어 어댑터가 케이스만큼 비싸더라고요. 12V 5A 어댑터는 참 싸던데 말이죠. 180와트급부터는 19볼트가 일반적이더군요. 당연하겠지만 역시나 전압보다도 전류값이 어댑터 부품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케이스에 조립을 합니다. 부품들의 정상동작을 확인한 다음에 시퓨를 775 쿼드코어로 바꾸고 램도 바꾸어 봅니다. 이전에 쓰던 시스템에서 떼어 왔습니다.
조립을 마친 모습입니다. 빈 공간 없이 꽉꽉 눌러담은 모양에 무언가 공간 효율이 극대화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합니다. 물론 그만큼 발열과 방열에는 취약한 구조가 됩니다. 하지만 이쁘고 멋있잖아요..
굴러다니는 통알미늄 775 쿨러를 박아넣었는데요. 오래되서 시끄러운 것도 있거니와 이게 높이가 케이스보다 더 높습니다. 그래서 뚜껑을 덮을 수 없게 되었죠 ㅋㅋㅋ 베어링이 다 되서 몹시 시끄럽습니다. 보드에서 사일런트팬 기능을 켜놓았지만 어림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뒤져보니 아니 775 쿨러를 아직도 새 것을 팔고 있더라고요. 유체베어링에 PWM 되는 제품 중에서 가장 높이가 낮은 것으로 하나 사서 넣었습니다. 조용하기도 하거니와. 케이스 뚜껑을 덮을 수 있게 되었죠 ㅋㅋㅋ
Q9500(2.8기가) 쿼드코어에 4기가 메모리. 저장장치는 그냥 2.5인치 하드를 하나 붙여 보았습니다. (아니 지난번에 카토메구미님께서 나눔해주신 mSATA SSD가 있거든여? 근데 알리에서 SATA 컨버터 산 그게 두달 넘도록 도착을 안해서..)
씨모스에 오버클럭과 전압조정 메뉴가 있길래 언더볼팅을 조금 해 주었습니다. 오버클럭을 넣기에는 발열에도 취약하고 파워에도 부담이 많이 갑니다. C1E와 EIST는 지구를 위해 항상 켜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시스템 측정해보니 풀로드시 90와트 정도 먹고요. 아이들에서는 30와트 정도 됩니다. 윈도우는 윈도10 LTSC를 깔아봅니다. 윈도7 TPC도 있습니다만 가능하다면 윈도10이 좀 더 손에 익어서요. 그리고 윈도7보다 윈도10이 드라이버 지원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윈도7 쓰는 꼬물컴들도 있는데요. 별 희한한 것들은 7에서는 드라이버 못찾는 경우도 왕왕 있거든요. 하지만 10은 그런 경우를 못봤습니다.
근데 샌디브릿지 내장그래픽에 대한 드라이버 지원은 왜 윈도우8부터 제대로 안되는지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인텔이 사탕 주면서 시켰나..
OS 설치하고서는 HDMI로 티비에 붙입니다. 1080p 해상도를 걸어서 유투브를 봅니다. 엔포스 9300 의 내장그래픽은 무려 3세대 퓨어비디오HD가 지원됩니다. 해서 h264 코덱이나 VC-1(WMV)코덱에 에 대해서는 1080p까지 가속이 됩니다. 이게 지금은 우습지만 당대만 해도 h264 좌절영상 같은 것들이 나오던 시대였어요. 2020년대 현재의 그래픽카드들이 AV1 코덱 하드웨어 디코딩이 되니 안되니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10여년 전에는 h264의 디코딩 가속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톰에 국룰인 인텔945 대신 값비싼 엔비디아 9400 칩셋을 붙이고서 하드웨어 디코딩 빨로 HTPC 를 구현하는 것이 ION 플랫폼이었습니다. 전력소비가 있어서 넷북으로는 거의 볼 수 없고 소형 ITX 데탑으로 나왔더랬죠.
좌우간 유투브를 봅니다. 하지만 요즘 유투브는 vp9 코덱이 표준이고 AV1 코덱이 보급중이죠. 이 시스템에서 하드웨어 가속이 가능한 h264 즉 AVC는 h264fy 같은 걸 붙이면 뭐 당연히 됩니다만 근데 솔직히 화질이 별로입니다. 같은 1080p 해상도라 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대역폭이면 당연히 오래된 코덱의 화질이 형편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vp9를 시퓨빨로 돌립니다. vp9 코덱이건 av1 코덱이건 1080p 30프레임 정도는 잘 돌아갑니다. 이떄 시퓨 점유는 4코어 평균 80퍼센트 남짓합니다. 화면 확대 및 축소, 탐색 등에서는 딜레이가 좀 있습니다만 이 10년도 더 된 시스템이 이만큼 해주는 것만해도 대견스럽습니다. 특히 1080p 30프레임 AV1 코덱을 시퓨빨로 돌려내는 것이 조금 놀랍습니다. (물론 60프레임은 720p까지 내려와야 볼 만 합니다)
이렇게 소켓 775 ITX 시스템은 현역의 HTPC가 되었습니다. 어댑터가 고장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네요. 좋은 물건을 나눔해 주신 레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나눔은 미덕입니다. ITX는 진리입니다.
요새 ITX HTPC쪽 알아보면 라이젠 APU는 가성비가 애매하고 적당히 i3 정도의 인텔으로 하자니 hdmi 버전때문에 4k가 지원이 안되서 깔끔하게 구성하기가 어렵더군요.. 요번에 UHD 7시리즈로 바뀌면서 나아질려나 싶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