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쿨러 교체기보다는 사실상 제 사담판이나 다름 없으니, 편안하게 넘기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고성능 ITX의 로망은 컴덕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시스템입니다.
저도 오래 전부터 하나쯤 갖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었고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곧 현실이 됬죠. 지금은 제 메인 컴퓨터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케이스 : NZXT H210 Black
CPU : R7 3700X
C/L : Deepcool Gamerstorm FRYZEN
M/B : X570-I Aorus pro wifi
RAM : Samsung 16GB *2
GPU : ASUS rog strix GTX 1070
etc
얼마 전까지 쓰던 세팅입니다. 사실 이미 완성되있다고 봐도 되겠죠.
하지만 사람 욕심에는 끝이 없다고 하잖아요? 계속 더 업그레이드 하고픈 욕망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더니 결국에는 "녹투아 트윈타워 쿨러를 달아주면 내 인생이 완성되는 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제 뇌를 지배했습니다.
고민은 지름을 늦출 뿐입니다. 결국 사왔습니다.
옆의 쿨러 히트싱크도 추가로 들여왔는데, 솔직히 이게 다 저 케이스 안에 들어갈지 의문입니다. 수치로 재 봤을 때는 아슬아슬하게 들어가는 것 같지만 140mm 팬 크기가 걸리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시도해 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책상이나 케이스에 흠집이 나는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수건을 깔아줍니다.
이렇게 보니 케이스 정말 작네요. ITX 치고는 큰 편이지만, 저는 확장성 (ATX 파워 + HDD + SSD 여러 개) 또한 포기할 수 없기에 이정도 사이즈가 마지노선입니다.
X570-I Aorus pro wifi + Deepcool Gamerstorm FRYZEN
메인보드를 적출했습니다. 보드보다 쿨러가 더 큽니다.
X570 보드를 산 건 AM4 소켓이 유지되는 마지막 CPU까지 울궈먹기 위한 큰 그림이었습니다. 이제 곧 베르메르가 나오니 5800X 정도 끼워주면 5년 이상은 더 쓰지 않을까 하는 행복회로를 굴려 봅니다.
그 지름은 그때 하고, 지금은 오늘의 지름에 신경씁시다.
길고 큽니다. 히트 파이프도 많습니다.
프라이젠이 결코 나쁜 쿨러라서 바꾸는 건 아닙니다. NH D15와 비교했을 때 가격차이도 얼마 안 나고, 솔직히 옆그레이드입니다. 하지만.. LED보다는 중후한 블랙 간지가 더 끌리는 법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요.
이 쿨러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지인분의 컴퓨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레이스 프리즘 쓰고 계시더라고요.
ITX 메인보드는 옆에 살짝 보이는 쿨러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정말 작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곳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부품들이 알파이며, 회사의 설계 수준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자 오메가로 작용합니다.
하단부 방열판에는 삼성의 970 EVO PLUS 1TB가 들어 있습니다. 공간이 꽤 남아서 안에 사제 방열판을 하나 더 넣었는데, 기판 최하단의 칩셋까지 일체형으로 쿨링하는 구조를 감안하더라도 평균 온도가 50도 언저리로 유지되는 걸 보면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보입니다.
뒷면에 M.2 포트가 하나 남아있는데, 나중에 여유가 됬을 때 에보 플러스 하나 더 끼워서 스크래치 디스크로 쓰고 싶습니다. SN750 히트싱크 에디션도 나쁘지 않은 것 같던데 말이죠.
쓰다 보니 어째 메인보드 리뷰같네요.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빛나는 옥타코어의 3700X.
출시 직후에 산 모델이라 수율은 그냥 그렇습니다. 41~42x 넘나드는 정도.
처음 작업관리자를 켰을 때 보여지는 16개의 바둑판을 보고 이 이상 좋을 수는 없다! 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또 베르메르가 기다려집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죠. 싱글 성능이 크게 올라갔다 하니 더욱 쾌적한 포토샵/일러스트 환경을 기대해 봅니다.
얼룩이 좀 생겼지만 3년 이상 잘 작동해주고 있는 GTX 1070입니다. 모니터를 3개만(?) 써서 아직도 여유가 있습니다.
크게 고사양 게임을 하는 편은 아니고, (시간도 없을 뿐더러) 작업 특성 상 Adobe RGB 100% 모니터를 써야 하기에 FHD 60FPS만 만족되면 어느 그래픽 카드를 쓰던 괜찮습니다.
"사이버펑크 2077이 정식 출시되면 암페어를 들여올지 말지 결정해야지~" 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이번에 ASUS에서 내놓은 TUF 라인업이 너무 취향이라서 결국엔 사게 되지 않을까 봅니다.
프라이젠용 나사를 풀어줍니다.
쿨러 교체준비 완료.
여담이지만 BW-100으로 써멀 구리스가 아주 말끔하게 닦입니다. 손에 자주 묻힌다면 참고하세요.
녹투아 NH-D15 등장.
매우 거대합니다. 보드가 초라해집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트윈 타워 + 140mm 쿨링팬.
동봉된 써멀을 도포해줍니다.
어떤 모양으로 짜 줘야 좋다~하는 이야기가 많긴 하지만, 전 그냥 가운데 콩으로 짜는게 가장 좋습니다.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2).
팬과 램을 달아줬습니다. 이제 메인보드가 아예 보이질 않네요.
옆에서 본 모습.
이제 옵션으로 사온 히트싱크를 달아줄 차례입니다.
안 그래도 크고 두꺼운데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히트싱크와 연결되는 회색 부분은 플라스틱이네요. 자석이 내장되어 있어서 그냥 끼우기만 하면 됩니다.
투박했던 방열판이 가려저 매끈하게 되었습니다.
45도 얼짱 각도로 보겠습니다. 아주 영롱합니다.
뒤에 계신 친우분은 제 GPD로 열심히 놀고 계시는 중입니다. GPD가 뭐에요?
이쁘고 차갑습니다. 쿨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쁜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제 이 괴물을 저 작은 곳에 봉인할 차례입니다.
문제는 케이스에 달아놓은 팬이 걸리적거린다는 점입니다. 상단 쿨링팬은 15T짜리니 후면에 달아줘도 괜찮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리 빼 두는게 정신 건강과 제 손에 이롭겠죠?
우여곡절 끝에 잘 넣었습니다. 전면부 팬이 슬리빙 케이블에 걸려서 살짝 애매하긴 하지만, 어쨌든 들어갑니다.
녹투아 NH-D15는 NZXT H210에 들어갑니다.
이쁩니다. 생각한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케이스의 1/4를 차지하는 쿨러야말로 진정한 쿨러라고 할 수 있죠.
케이스 전면 팬은 이미 녹투아 쿨링팬입니다. 이 친구들도 아주 조용하죠. 기대가 됩니다.
그래픽 카드까지 달았습니다. 이제 몇 개월 뒤에는 저 자리를 TUF 3070이나 80이 차지할 예정입니다. 치수를 재 보니 4mm 남고 들어가네요. 이것도 좀 낑낑대면서 끼워야 할 것 같지만요.
완성된 모습입니다. 만족스럽습니다.
뚜껑 닫기 전에 켜봤습니다. 녹투아는 팬 소음이 꽤 독특한데, 위이잉~ 소리 대신 우우웅~ 소리가 납니다. 독자 베어링을 써서 그런걸까요.
이제 새벽에도 조용하게 작업할 수 있겠군요.
근래 샀던 지름 중에서 버즈 라이브 이후로 가장 만족스러운 지름이었습니다. 아주 조용하고, 쿨링 성능도 개선되었으며 시각적인 만족도가 뛰어납니다.
포토샵, 라이트룸, 클립 스튜디오, 디스코드, 유투브, 앱플레이어 기타 등등 아주 다양하게 굴려지는 상태입니다만 온도가 어지간해서는 60도를 넘지 않습니다. 소음도 거진 없는 수준이구요. 사람들이 왜 녹투아 하는지 알겠습니다.
여러 사진과 잡담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3070 16GB이나 3080 20GB 에디션이 나오면 그때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ps. GPD win max로 원신 잘 돌아갑니다. 생각보다 재밌는 게임이군요.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