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7nm 공정 연기와 TSMC의 위탁 생산 결정은 갑작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예전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이 글에선 인텔의 전 직원이 지난 10년 동안 인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썼습니다.
이 사람은 인텔의 제품 팀 소속이었고, 공정 개발 팀과 함께 일했던 적이 있었으며, 만나서 공정 개발 팀의 이야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공정 개발 부문은 매우 엄격하고 폐쇄적인 집단이었으며, 직원들이 항상 피곤에 쩔어 있어 이직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인텔 CEO들이 손대기 어려웠다는군요.
2012년에 나온 인텔 22nm는 최고의 공정이었습니다. 틱톡도 성공적이었고요. TSMC는 인텔 직원들을 스카웃하려 애썼습니다.
2014년은 인텔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인텔 CPU는 14nm를 제때 도입하지 못하고 연기됐습니다. 브로드웰은 2014년 하반기에나 출시됐습니다. 틱톡은 늦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4nm 공정 개발 담당은 해고됐습니다.
2017년에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습니다. 10nm의 공정 개발은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인텔 고위층은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이는 데 집착했지만, TSMC와 삼성은 소형화에 주력했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인 경쟁은 되지 않았지요. 14nm까지는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이겠다는 인텔의 전략이 효과가 있었으나, 10nm부터는 문제가 됐습니다.
10nm의 초기 스펙은 너무 공격적이었고, 그 스펙을 맞추기 위해 공정 팀의 야근이 늘어났습니다. 결국 시간을 맞추지 못했고요. 온갖 버그를 해결해야 하는 CPU 설계 팀에서 보기엔 공정 팀이 만든 디자인은 너무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개발 과정은 더 느려졌고, 주변을 둘러싼 작업 환경도 나빠졌습니다.
10nm 공정 전환을 위해 인텔은 노력했지만 CPU 팀의 직원들이 인텔을 많이 떠났습니다. CPU 팀의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설계가 느려졌습니다. 인텔은 1년 전에 7nm 전환 계획을 세우고 혁신적인 GAA 공정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TSMC와 삼성은 GAA-FET를 지금 도입하긴 너무 어렵다고 봤으나 인텔은 GAA-FET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올해 7월에 GAA-FET의 조기 도입을 포기하고 단순한 7nm로 타협했습니다.
짐 켈러가 인텔을 떠난 이유가 hoxy? 이런 생각이 드는군요.
직원들이 불쌍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