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라고 써야하나 암호화폐라고 써야하나, 화폐도 아닌데 화폐라고 붙여주는게 맞는건가 싶은 현상이 용산 하드웨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줏어들은 이야기입니다.
1. 그래픽카드 가격이 폭등했는데 그럼 누가 돈을 많이 벌었을까
RX 570이 국내 들어오는 수입가가 47만원이라고 합니다. 모델 따라 다르지만. 물론 그래픽카드가 잘 팔려서 현금 회전이 잘 되고 매출 규모는 팍팍 뛰겠지요.
중국제 싸구려 카드에 전원부만 잔뜩 때려박아서 고급형인 것처럼 위장하는 모 회사의 경우, 매출 규모에 0이 하나 더 붙었다네요. 그럼 뭐 다른 회사들은..
하지만 MRSP 169달러에 들여와서 한국에서 폭리를 취한다? 이건 아닙니다. 비싸게 들여와서 비싸게 파는 것이니까 순수익이 폭증하고 그런건 아니죠.
굳이 따지자면 GPU 제조사 내지는 그래픽카드 회사 본사가 잘 벌었다고 해야 겠지요. 둘 중 누구일까요. 그래픽카드 제조사끼리 GPU 물량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니 칼자루를 쥔 쪽은 뻔하지 않을까.
2. 그래픽카드 말고 다른 부품에도 영향이 있을까
영향이 없는 부품이 없겠지만 메인보드 같은 건 좀 덜하지요. 이건 괴상하게 생긴 채굴용 제품이 따로 나오고 있으니. 파워 같은 게 의외로 심각합니다. 제품 그 자체보다는 A/S 때문에요.
그래픽카드에 연결하는 보조 전원 공급 회로 부분을 번개맞은 것마냥 태워와서 개인 컴퓨터에서 썼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채굴업자들이 쇄도하다보니 A/S 물량도 부족하고 처리에도 시간이 걸립니다.
예전에는 RMA 보내는 컨테이너 채우려고 묻지마 교환해줬던 업체들도, A/S 물량이 하도 많다보니 공장/제조사에서 '니네 왤케 RMA 많음?' 하면서 안해준다고 합니다.
파워 쪽에서 채굴 전용 모델이 나오는 것도 A/S를 걸러내기 위해서. '일반 파워로 채굴했네? A/S 안됨' 이러기 위해서죠. 물론 앞에서 말한대로 개인인 것처럼 위장해서 들고와서 맡기긴 하지만.
3. 용산의 채굴장
슬슬 재개발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은 그런 건물 이야기가 아니에요. 겉보기엔 멀쩡하게 생긴, 대로변에 위치한 나름 신식 건물의 한층을 통째로 채굴장으로 쓰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런 건물 복도에 가면 뿜어져나오는 열기가 달라요.
어디인지 아는데 차마 사진은 못올리겠겠네요. 건물 1층에 중국에서 싸구려 케이블 들여와 국산 제품인것마냥 포장해서 파는 유명한 회사가 있다는 것까지만 쓸께요. 그 건물 1층을 다 쓰다니 돈 참 잘 벌었구나 생각이 드는데.
뭐 근데 임대료도 비싼 서울 한복판에서 굳이 채굴장을 꼭 돌릴 필요는 없지요. 대구/경북 쪽의 공장 지대에 채굴장이 많다고 합니다. 섬유 산업이 중국 때문에 다 아작났으니 빈 자리 많겠다, 은근히 많이들 돌리는 듯.
'가상화폐 채굴'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히 산업적인 냄새를 풍기지만 한전에는 절대로 산업용 전기 대상이라 인정하지 않기에, 한전이 이거 대상으로 파파라치만 돌리면 국내의 전문적인 채굴장은 타격을 입을거란 지적도 있네요.
Gpu 칩 공급사면 암드...가요?! 열풍만 보면 대흑자시대여야 할 것 같은데, 흠. HBM 때문에 어차피 많이 만들지도 못해서일까요. 580이면 그냥 ddr5일텐데 이건 또 어찌 봐야 할지. 모루겠오요.
산업용 전기 아니면 채굴 비용 안나온다는 것도 급등 전 얘기지 지금은 가정용으로도 채산성 있지 않던가요? 옛날처럼 광산노동자들 시중에 무책임하게 풀기가 힘들어져서 그 문제도 있겠군요.
돈 많이들 벌었다니 부럽습니다. 배가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