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에서 다룰 VR은 IT업계에서 다루는 'VR' 입니다. 머리에 쓰고 안에 모니터 달린 그걸 말합니다.
VR은 흥했나요?
2010년에 오큘러스 리프트의 첫 프로토타입 모델이 나왔었습니다. 2015년 삼성 갤럭시 VR이 나왔고 ,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 플레이스테이션 VR, HTC 바이브,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가 나왔습니다. 삼성 갤럭시 VR은 5백만대가 팔렸다고 합니다. 플레이스테이션 VR은 3백만대 팔렸습니다. 바이브는 그래도 14만대 보단 더 팔렸답니다. 구글은 아주 저렴한 VR인 카드 보드 VR을 내놨습니다. VR시장이 성장중인것은 맞습니다. 통계도 당연히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기글에 VR을 검색하면 14000개의 정보가 뜹니다. 자 다시 묻겠습니다. 그래서 VR은 흥했나요?
질문을 약간 바꿔 보겠습니다. 가지고 계신 VR헤드셋을 마지막으로 써보신게 언젠가요? 최근 3개월 내에 재밌게 한 VR 컨텐츠가 있으신가요? VR로 해본것 중에 다시하고 싶은 게임/컨텐츠가 있나요? 2017 VR게임 기대작 50개가 있었는데 다 어디갔죠? 대세고 히트 치고 유망한 사업인데 왜 안보이죠? 배틀그라운드가 흥하면 PC방에서 배그 하는 사람이 있고 포켓몬 go가 흥하면 온 세계사람들이 그걸 했는데 VR은 진짜 흥한게 맞나요?
정말 이상합니다. VR게임도 400개가 넘고, 헤드셋도 도합 천만개가 팔렸는데 말입니다. 왜 이렇게 안보일까요. "양적으로는 성장했는데 질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했다"는 말이 맞을 겁니다. 2018년 9월 VR은 그런 존재 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새로운 관점은 아닙니다. 2017년 에도 이 비슷한 내용의 칼럼이나 글들은 있습니다. (https://www.cnet.com/news/3-big-reasons-vr-failed-to-revolutionize-pc-gaming/)
왜 유망하고 잘 나갈것 같았던 VR은 이렇게 뜻뜨미지근 한걸까요. 지금부터 그 원인을 하나씩 짚어 보고 해결 방안도 같이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VR도 그저 Video- 영상이다.
VR이 처음 나왔을 때 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나오는 컨텐츠는 바로 VR Video 입니다. 이런 "360로 볼수 있는" , "현장에 가 있는듯한 " 이런 수식어가 붙었죠. 수 많은 VR 비디오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왜 VR 영상은 흥하지 못했을까요? 왜 두번 볼만 한 재밌는 VR은 없는 걸까요.
-렌즈의 화각도 영상에는 큰 요소이다-
영상이라는 매체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재밌고 좋은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엄청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어떤 영화나 드라마, youtube 영상을 재미있게 느끼게 위해 수 많은 요소들이 적절하게 섞여 있습니다. 적절한 카메라 앵글, 배우얼굴이 괜찮아 보일 화각, 관객이 스토리에 몰입 할 수 있도록 하는 아웃포커싱, 관객을 매료할 수 있는 스토리, 전체적인 화면의 때깔과 구성을 위한 미술품/분장, 그리고 완벽한 편집 등등, 이런 모든게 들어가야 '영상'이란건 재미가 있습니다.
동물 다큐멘터리도 관찰카메라를 24시간 틀어 놓고 보여주지 않습니다. 특정 구도에서 영상을 찍어 수많은 편집을 하고 적절한 배경음악을 깔고 나레이션을 넣어 다큐멘터리를 만듭니다. 하물며 포르노도 몰입할 수 있도록 클로즈업 하고 얼굴에 초점을 맞췄다 특정 부위에 초점을 맞췄다 하는데 ... VR은 그렇지 않습니다. 여태까지의 VR은 단순히 360도 카메라로 찍어 놓았을 뿐입니다. 플롯도 스토리도 편집도 부족합니다. 360도에서 볼수 있다는 몰입감. 그거 말고는 없었습니다. 이런 영상은 한 두번 신기할 지언정 재미 있지 않습니다. 재미있지 않으니 지속적으로 소비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VR영상을 사람들이 어떻게 재밌게 볼 수 있을지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VR영화라면, VR영상이라면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감독/편집가의 이야기에 몰입 할 수 있을지, 편집이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여태까지 모든 영상 제작자가 했던것 처럼 말입니다.
VR은 가상현실이다. 즉 현실이 아니다.
VR이 나오고 많이 나온 또 다른 컨텐츠는 이른바 "가상현실 체험" 이었습니다. 지금도 놀이공원이나 복합쇼핌몰에 가면 VR롤러코스터 체험 또는 VR오토바이 타기 체험 같은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주 고객은 초등학생 이하의 저 연령층 정도 입니다. 즉, 애들 놀이기구 수준 입니다. 이런 가상현실 체험 역시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있지 않습니다. 왜 사람들은 진짜같은,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걸 경험할 수 있는 VR가상현실을 즐기지 않을까요. 진짜 같지 않아서 즐기지 않을까요? 그건 아닐겁니다. 성인들도 한번 타고나면 그 몰입감에 놀라곤 합니다. 다만 두번 타지 않을 뿐입니다. 왜 일까요.
결국 VR은 결국 가짜 입니다. 진짜가 될 수도 없습니다. 영화 "매트릭스" 처럼 인간의 모든 신경을 연결하지 않은 이상 VR는 결국 가짜 현실 일 뿐입니다. 현실을 기반해서 만든 어중간한 가상현실이란 결국 가짜현실 일 뿐이고 진짜 앞에서는 맥을 출 수 없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이렇습니다. VR로 페라리를 타는 체험을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작은 오픈카로 드라이빙을 한번 하시겠습니까. 사람들은 언제나 진짜가 있다면 가짜에 돈을 쓰지 않습니다. VR은 이걸 어떻게 극복 할 수 있을까요.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첫번째 방법 정말 심혈을 기울인 유사 현실을 만들면 됩니다. 매트릭스를 뺨치는 VR헤드셋을 만들면 됩니다.. 쉽죠? 이걸 해낸 회사가 딱 하나 있습니다. 애플의 홈버튼/트랙패드 입니다. 눌리지 않았는데 정말 눌린거 같은 느낌..
두번째 방법은 현실에서 상상 할 수 없는 전혀 다른 가상현실을 만드는 겁니다. 비교될 진짜가 없는 가상현실을 만들면 그것은 가짜가 아닌 진짜가 됩니다. 그리고 그 가상현실은 무엇보다 재밌어야 합니다. 앞서말한 5분짜리 VR체험을 초등학생들이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밌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그게 진짜가 아니라도 재미가 있다면 댓가를 지불하고 돈을 씁니다. 따라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은 재밌는 가상현실을 만들어야 합니다. VR게임 Beat saber 는 좋은 예시 입니다. 기존에 없던 전혀 다른 현실을 만들어 냈거든요.
VR헤드셋을 쓰고 어떻게 조작 할것인가.
여전히 VR안에서 조작- User Interface의 문제가 제일 큽니다. 이는 VR이 기존의 컴퓨터 ,TV ,스마트폰과 달리 시각이 모니터가 아닌 눈 그자체 종속되어 있는 기기 떄문입니다. 또한 손이나/발로 조작해도 내 손이 보이지 않는 기기 이기도 하기 떄문입니다. VR은 반드시 이 '조작'의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첫번째로는 조작법 그 자체보다 조작법을 가르치는 즉, 튜토리얼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입니다. VR는 사람의 시선을 빼앗는 기기이고 사람은 개개인마다 전혀 다른 시선과 반응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만인을 위한 '범용 인터페이스'를 만드는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VR게임과 VR체험은 그 컨텐츠에 따라 전혀 다른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이는 마치 똑같이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라도 햄버거는 손으로 먹어야하고 라면은 젓가락으로 먹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 입니다. 즉 각각에 컨텐츠에 맞는 조작법이 필요합니다. VR게임들은 이것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처럼 모든 컨텐츠에 모든 사람에게 만족시킬수 있는 조작법이 존재 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오히려 그 컨텐츠에 맞는 조작법을 개발하고 이를 빨리, 쉽게 습득하게 하면 됩니다. 다시 말한다면 수많은 컨텐츠가 있을떼 그 조작법을 쉽게 가르쳐 주는 좋은 '튜토리얼'이 필요합니다.
조작법 그 자체를 더더욱 인간에 맞출것
VR은 논리적 조작보다 본능적 조작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사람이 물체와 공간을 어떻게 "본능적"으로 인식하고 느끼는 지에 대하여 더 고민해야 합니다. 심지어 VR은 사람이 공간과 크기를 느끼는 가장 좋은 비교 대상인 손/발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 극복하는 법을 대략적으로나마 제안 한다면 이렇습니다.
1. 손과 발을 보이게 한다. -다만 애플 햅틱 엔진 처럼 정말 진짜 느끼게 해야 한다.
2. 공간에 대한 기준을 확실하게 보일것. 예) 그리드 같은 명확간 공간의 경계를 준다, 천장과 땅을 만든다,
3. 크기와 거리에 대한 기준를 명확하게 보일것. 예) 우체통 같이 익숙한 물체를 가져다 놓는다. 거리를 가늠할 그리드/선을 표시한다.
4.사용자가 보지 않은것/보지 않아야 할것은 확실하게 블러처리한다 -사람의 눈은 눈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인식 하지 않고 관심 있는 물체의 정보만을 인식한다.
이정도가 있겠습니다.
결론:VR은 흥할까..?
이상적으로 본다면 위 모든 조건을 만족시킬 요소는 VR오락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여전히 오락실에서 이니셜D 같은 레이싱 게임을 즐긴 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VR도 충분이 흥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람의 시선을 빼앗는 다는 개념은 아주 오래된 개념입니다. 오래된 무협지를 봐도 흔치 않게 상대방의 시선을 뺴앗는 기술이 나옵니다.다만 VR은 모니터 패널이 작아지고 해상도가 높아지며 컴퓨터가 고성능 연산이 가능해 지면서 실현 가능해 졌을뿐입니다. 이것을 '재밌게' 이용하는 법은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것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VR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VR이전에도 수 많은 "유망한" 기술들이뜨지 못하고 사라졌거든요. VR이 더 흥하길 바랍니다. 저런 고민을 많이한 좋은 VR컨텐츠가 나오길 진심으로 기대 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덧글/의견 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https://vrscout.com/news/oculus-new-games-2017-rift-gear-vr/
https://en.wikipedia.org/wiki/Samsung_Gear_VR
https://en.wikipedia.org/wiki/Oculus_Rift
https://techcrunch.com/2017/01/11/the-reality-of-vrar-growth/
https://www.windowscentral.com/vr-games-e3-2018
https://uploadvr.com/50-vr-games-2017/
눈 앞에 디스플레이 뒤집어쓰고 움직일수 있는 공간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연출에도 제약이 워낙 많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케이블 문제도 있구요 유저가 자기 맘대로 케릭터를 조작할수 없던지, 그냥 거의 내가 가는게 아니라 밀려가는거 같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