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는 한때 바디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바디가 주구장창 많았지만, 요새 들어선 상당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말인즉 바디끼리 급나누기도 확실하다는 소리죠.
현 시점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하나 산다면 a6000의 가성비가 상당히 좋다고 생각하며, 저도 하나 쓰고 있습니다만 단점이 두개 있습니다. 하나는 바로 와닿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에 따라서 전혀 단점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선 터치스크린이 없습니다. 이건 뭐 변명이 안되는 단점이죠. 그리고 렌즈 어댑터의 활용 폭이 상당히 줄어듭니다. 시그마 MC-11 처럼 비싼 어댑터는 잘 작동하는 것 같은데, 싸구려 어댑터는 컨트라스트 AF만 작동해 겁나 느리다네요.
사실 소니 E 마운트로 렌즈가 없는 건 아닙니다. 크롭바디도 마찬가지에요. 엄청 풍부하진 않지만 대충 쓸만한 건 다 있어요. 비싸서 그렇지. 써놓고 보니 비싼 소니 렌즈를 사느냐, 비싼 어댑터를 사느냐 그거군요.
그래서 저같은 빈민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파는 값싼 융누오 렌즈와 싸구려 어댑터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AF가 느리다? 물론 알고 있죠. 하지만 나는 그 구리디 구린 펜탁스 AF로 DSLR에 입문한 사람이니까 쓸만할거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착각이었네요.
Andoer Auto Focus AF EF-NEXII Adapter Ring이라는 물건입니다. 캐논 EF 마운트 렌즈를 소니 E 마운트에 장착하도록 해줍니다. 전 39.10달러 주고 샀어요.
박스는 뭐 볼거 없고.
로고 디자인을 어떻게 하건간에 중국제라면 대단히 없어보이는게 사실.
바디 쪽의 접점. 소니 E 마운틔 특유의 직사각형이네요.
렌즈 쪽의 접점. 캐논 EF와 EF-S용 표지가 모두 있습니다.
옆에 달려있는 삼각대 고정용 링은 떼어낼 수 있습니다. 하얀색 모델도 있긴 한데 백통 물릴것도 아니고 걍 검은색으로.
캐논과 니콘의 렌즈를 복제했는데 오히려 성능은 더 나아졌다 카더라는 평을 듣는 융누오.
크롭바디 표준 단렌즈인 YN 35mm F2 렌즈를 샀습니다. 가격은 83달러. EF 35mm f/2의 가격을 생각하면 싼거죠.
렌즈가 바다 건너 오는데 포장은 괜찮을까 걱정했거든요. 나름 포장은 튼실.
캐논 50mm F1.8 STM을 신품으로 샀을때도 대물 렌즈에 저런 비닐은 안 붙여줬는데.. 신기하네요.
솔직히 융누오라고 안 써졌으면 캐논인줄..
어댑터에 물려 봤습니다. 두껍습니다.
앞으로 많이 튀어나오지만 그래도 성능만 괜찮으면 실사용하려 했는데.
네. 졸지에 애물단지가 탄생했군요. 그 옛날 펜탁스 K20D의 라이브뷰가 저거보단 빨랐어요.
슈퍼 임포즈가 없어서 불편하긴 하지만 그냥 MF로 돌리는 게 저거보단 더 빨리 맞출 수 있지 않나 고민중.
역시 고민하면서 지르는 물건은 애시당초 지르질 말아야 해요. 이거 사봤자 사진을 얼마나 찍는다고 질렀을까..
이젠 주객이 전도되어 어댑터를 원활히 쓸 수 있는 카메라 바디를 사야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