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200+AF-S NIKKOR 18-300mm을 쓰다가 결국 Z5+NIKKOR Z 28-400mm으로 갈아치우는 짓을 했습니다만,
이것도 들고 다니는 게 하루이틀이지 주구장창 들고 다니기엔 늙어버린 몸이 돼서 가벼운 서브 용도의 카메라를 써보는 건 어떨까 생각을 했지요.
지난번 파나소닉의 TZ99 정발소식을 듣고 이걸 살까 말까하고 있었는데, 발매하자마자 1시간 만에 품절됐고, 파나소닉 매장에 갔더니 3월 중반은 되어야 물량이 들어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금 소매상에서는 80만 원 이상까지 올려서 받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런 상황에 조급증이 특성인 저는 여러 방향으로 머리를 굴려봤습니다. 어차피 1/2.3인치 카메라인데 이전에 나온 다른 고배율 줌 카메라는 어떨까 하고요.
그래서 니콘 A1000을 보고, TZ95~TZ90을 보고, P340도 보고, 심지어는 QX1(...)까지 둘러봤습니다만 일단 구할 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물론 가격이 썩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고요. 차라리 예전에 썼던 GX85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만 이것도 구한 뒤에 렌즈 맞추려면 그것도 귀찮고, 이미 써봤던 거라 좀 다른 걸 써보고 싶더란 말이죠...
...그러다가 뭐에 홀린 듯이 중고 J5를 사게 됩니다.
Nikon 1 J5(2015~2018)
Nikon 1 마운트
1인치 센서
20.8메가픽셀 해상도
1/6000~30초의 셔터 스피드
동영상 촬영 가능
마이크로 SD카드를 사용하고 와이파이 기능, 틸트가 가능한 3인치 화면, 내장 플래시 등등...
뭐 그냥 니콘의 작은 미러리스입니다. 스펙을 고려하면 이미지 화질은 대충 예상이 가는 정도지요.
사실 V2가 EVF도 있고 괜찮지 않나... 싶었습니다만 실물을 보니 생각보다 그리 작지도 않았고, 하필 전시돼 있던 V2가 흰색이라 굉장히 싼티나고 못생겨 보이더라는 사실 때문에 J5+10-30mm 표준 줌 세트를 아무 생각 없이 사버렸더란 말이죠.
구입하자마자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해본 바로는 쨍한 날에 대충 오토로 놓고 찍으면 적당히 잘 나오는 물건이었습니다-만.
이런 코딱지만한 센서를 가지고 야간에 RAW로 사진을 찍다간 이런 심령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있더라고요. 그것도 두 개 있던 거 하나 누가 사가고 하나 남은 거랍니다.
(혹시나 해서 펜탁스 옵티오 MX-1 없냐고 물어봤는데 3일 전에 누가 사갔다고... 쳇)
어댑터를 구입을 했으니 F 렌즈를 끼워야겠지요. 바로 테스트를 했습니다.
2017년에 중고로 구입해서 쓰던 18-300mm 렌즈입니다.
혹사를 당할 만큼 당했는지 이젠 렌즈 고무 띠도 헐렁해지고 초점 링이랑 줌이 어디선가에서 걸려서 안 돌아가고... 이젠 보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테스트는 해봐야겠지요. Z5+NIKKOR Z 28-400mm까지 싸들고 갔기 때문에 최대망원에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고 내 어깨야

Z5에서 400mm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J5+FT1+18-300mm에서 최대망원으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배율에서 확실한 차이가 보이는군요.
물론 센서의 차이가 명확하기 때문에, 주간에 찍은 사진에도 화질의 차이가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특히 야간에는 더더욱 그렇고요.
다만 J5의 표준 줌 렌즈가 10-30mm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DX 렌즈의 화각을 니콘1 센서로 환산할 경우 1.8배,
그러니까 18-300mm렌즈는 이 카메라에서 32.4-540mm이 됩니다.
풀프레임으로 환산하면 48.6-810mm이라는 흉악한 값이 나오는군요.
뭐 이럴 경우 광각은 아예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 조금 아쉽기는 한데, 광각을 잘 안 쓰는 편이라 그냥 넘길 수는 있는 수준입니다.
다만 AF-S, 중앙 초점만 사용가능하다는 점, 렌즈가 맛이 가서 그런지 초점을 잡는 도중 오류 메시지가 떠서 카메라를 껐다 켜야 하는 상황이 종종 생기더라는 문제가 있군요. 뭐 애초에 제가 AF-S만 써서 그건 별 불만은 없는데 렌즈 상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결국 중고 렌즈를 하나 더 주문했읍니다... 뭔가 배보다 배꼽이 크다 싶긴 하지만.
Z5+28-400mm 조합이 1.4kg 정도고, 덩치도 은근히 커서 가방에 넣기 애매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배터리, SD카드 포함 무게가 265g인 J5+FT1 150g+18-300mm 렌즈 550g면 1kg 미만의 무게가 되고, 사이즈도 훨씬 작기 때문에 가방에 넣고 들고 다니기에는 훨씬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뭐 DX 렌즈를 빼고 니콘1 렌즈를 끼우면 더더욱 얘기할 필요가 없겠죠.
다만 이 카메라가 출시된 지도 이제 10년이 지났고, 니콘도 버린 플랫폼에 센서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런 짓은 작고 귀여운데 초망원도 원하는 이상한 취향을 가진 분들에게나 그나마 괜찮을 구성 아닐까 싶습니다. 적당한 크기로 초망원에 화질까지 챙기려면 D500 같은 카메라에 200-500mm 렌즈를 쓰는 게 이상적이니까 말입니다.
제가 봐도 솔직히 좀 너무한 것 같긴 합니다. 새 렌즈가 도착하면 주말에 들고 나가서 좀 더 찍어봐야겠네요.
작례 사진은 사진 갤러리에 올려놓겠습니다.
이게 아직도 중고 매물이 돌아다니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