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00을 판매한 이유는 사진을 잘 안찍는다인데, 결국 다시 샀으니 그 이유는 의미가 없고.. 제품 자체에서 아쉬운 점은 세가지 쯤 됐습니다.
1. 오래된 LCD: 2008년에 출시됐으니 10년이 좀 안되네요. 3인치 92만 화소라는 그럴싸한 스펙을 보여주지만, 이게 해상도/크기가 전부가 아닌가.. 그쯤 된 구형 카메라의 LCD는 색이 정확하지가 않아요. 당시에는 우와! 5D보다 훨씬 좋아! 이랬겠으나 지금 LCD는 그냥 초점이 맞았나 확인하는 용도라고 해야 하나. 썩 만족스럽진 않더군요.
2. 떨어지는 AF: D700보고 AF 별로라는 사람이 어떻게 펜탁스를 메인으로 쓰고 있냐고 까여도 할 말이 없지만, 니콘 AF가 만고불변의 진리는 아니잖아요. 직접 써 보니 역광이나 저광량에서 AF 실패한 경우가 은근히 나오더군요. 신형 모델은 검출 조도가 많이 넓어졌으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서 단점으로 꼽게 됩니다.
3. 무거움: 바디 무게만 1kg에요. 무거운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은 들지만 어쨌건 무거운 건 사실.
그럼 왜 비교 대상이 D610이냐. 지금 D700이랑 D610이랑 중고 시세가 비슷합니다. 구형이지만 뽀대나는 D700이냐, 보급형이지만 신형인 D610이냐를 놓고 고민할 사람이 저만 있을 것 같진 않다고 생각해 보네요. 비록 지금은 D850 가지고 시끄럽지만.
1. LCD는 비교 불허입니다. 사실 D610도 딱히 신형 모델은 아닌데, D700만큼 연식이 오래되지 않으니 이건 뭐 당연.
2. AF는 아직 사진다운 사진을 안찍어봐서 모르겠네요. 이건 나중에 색감이랑 같이 글을 올려야겠어요. 크롭바디 AF 모듈 갖다 붙였다고 욕먹은 물건이라 딱히 기대를 하진 않지만..
3. 가벼워요. D700이랑 D600이랑 비교해 보면 마운트 주변에 공간이 확실히 타이트해진게 보입니다. 이게 크롭바디 플래그쉽인 D500보다도 더 작고 가벼우니까 할말 다했죠. 그리고 좀 더 인체공학적으로 그립을 만들어서 그런가 가볍다는 느낌이 더 큽니다.
4. 고무 그립이 늘어나도 다이얼까지 넘어오지 않도록 디자인했더군요. 빨간 라인이 플라스틱이니 그걸 넘긴 힘들듯.
그럼 좋은 점만 있냐. 그랬으면 이 글을 안쓰죠.
가장 큰건 상단 정보창의 부실함입니다. 겉보기엔 있을거 다 있어보이지만 노출 보정 인디케이터가 없네요. 노출 보정을 했으면 그냥 보정했다는 아이콘만 뜨고 현재 설정 값이 안나와요. 이게 노출 보정 다이얼을 몇번이나 돌렸는지 매번 기억할 수도 없고, 상단 정보창을 한번 본 다음 눈으로 가져다 대면서 노출 보정 다이얼을 돌려서 원하는 값을 일단 맞춘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D610은 상단 정보창에 그게 없으니 일단 눈에 갖다 대고 조작해야 합니다. D700도 D300보다 정보창이 작다고 까였는데 이건 그것보다 더 불편하니. 스크린 크기를 생각하면 이건 못넣은게 아니라 안 넣은 거 같은데 말이에요. 하다못해 Fn이나 다른 버튼에 노출 보정 초기화라도 넣어주던가. 노출보정 간이 보정을 리셋으로 두고 매번 껏다 켜야하나 고민되네요.
그리고 작아진 만큼 조작 버튼 누르기가 불편한 부분도 있네요. 전면 Fn 버튼이 좀 애매하다는 느낌은 전부터 있었는데 여기선 더 심해졌고, 후면 방향 버튼이 작아져서 누르기가 애매합니다. 뭐 이건 바디 크기를 줄였으니 이해해 보려고 노력중이지만.
셔터스피드가 1/4000초라고 까이던데 그런 식으로 치면 D700은 ISO 200부터 표준 감도가 시작하니 쎔쎔. 이건 제가 최대 개방으로 잘 안찍어서 그럴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구형(?) 기종이라 그런 점도 있겠으나, 동영상 기능은 썩 불편하네요. 폰카만큼 쓰기 쉬운걸 바라진 않았지만 그냥 풀 HD가 스펙이 있다 정도만으로. 애시당초 동영상 찍을려고 산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거 가지고 사진을 언제 찍지..
다만 이 LCD에서 사진을 보면 영 아닌것 같은데 대형 모니터에서 보면 매우 만족스럽게 찍혔다는게 함정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