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불교는 불살생을 중시하긴 했지만 자기가 직접 동물을 죽인 게 아닌 고기를 먹는 건 문제가 없었습니다.
탁발과 시주 등으로 들어오는 음식이나 식재료를 가리는 것부터가 무례하고, 이단인 데바달다 정도나 테클을 걸었죠.
석가모니도 대장장이 춘다라는 신도가 준 고기죽을 먹고 열반에 들었다고도 하죠.
그런데 양무제가 종묘 제사에조차 고기와 술을 쓰지 않고, 술과 육식을 금하는 포고령인 단주육문(斷酒肉文)을 공포하면서 불교는 채식주의 종교가 됩니다.
물론 그 전부터 슬슬 오신채와 고기는 피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 나왔는데, 그 주장은 도교의 벽곡 등의 수행법에서 유래한 거라 이단(?)적인 소리로 취급했었죠.
그런데 황제가 못박아버리니 그 때부터 고기가 금지된 겁니다.
이 과정에서 고착화된 승려의 육식 금지가 불교가 전래되는 과정에서도 계속 유지되면서, 결국 동북아시아 불교에서 육식은 사라졌죠.
웃긴 건 양무제가 단주육문을 내리자마자 사찰의 공양간(요리실)에서는 고기 맛 나는 요리를 개발하기 시작했죠. 고기 풍미가 나는 조미료부터 콩고기같은 대체 육류까지요.
그래서 중국 불교 문화가 그대로 이어지는 중화민국에 가보면 1500년을 이어온 채식 요리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요.
한국과 일본도 중화민국만큼은 아니지만 정진요리를 보면 고기를 흉내낸 것들이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