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케이블이 참 많습니다. 산 것도 있고, 제품에 딸려온 것도 있고, 받은 것도 있네요. 한번 사면 후일을 기약하면서/그리고 배송료가 아까워서 두세개씩 삽니다. 이게 직업이니까 낭비라고는 하지 말아주세요.
d-sub 같은 구형 케이블은 하나만 남겨두고 버리지만, 자주 쓰는 케이블은 한번에 세개씩 꺼내두고 쓰기도 합니다. 다른 제품에 꽂아둔 케이블을 빼서 꽂는 게 너무 귀찮아서요. 'TV 리뷰용' '모니터 리뷰용' 이런 식으로 똑같은게 몇개씩 있어요.
그래서 아랫집에서 '혹시... 저... 남는 HDMI 케이블 있으시면 좀...' 이런다면 '몇 센치요? 1.4요 2.0이요?' 이러면서 하나 꺼내줄 수도 있는데 그런 일은 생기지 않더군요. 하기사 케이블이 무슨 식용유나 소금이라고 그런걸 빌릴 일이 있을리가.
어쨌건 이사 후 케이블을 정리하는데.. USB c to C만 남아 도네요. 처음 타입 C가 나왔을때 테스트에 필요해서 이것저것 샀거든요. 그것도 매우 비싼 가격으로요. 지금은 절대로 그 가격에 그 품질로 파는 애들은 없지만요.
오히려 USB A to C가 생각만큼 많이 없더군요. 언젠가는 C to C로 다 통일되겠고, A to C는 A to A나 A to 마이크로보다도 먼저 사라질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당장 넉넉하다 싶을 만큼 많지가 않네요.
그렇다고 멀쩡한 돈 주고 사고 싶은 물건은 아니니, 이런거야말로 알리 행사할때 쟁여뒀어야 하는건데..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나 광군절 때는 뭘 산게 없군요. 어떻게 지금 있는걸로 1년만 버텨봐야겠어요.
C to C 케이블도 다 굵은것 밖에 없어서 영 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