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상
메인보드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부탁하려 a/s 센터에 갔습니다. 요샌 바이오스 업데이트가 참 쉬워져서 직접 해도 되지만, 제가 당장 cpu가 없는데 바이오스 업데이트는 꼭 해야하다보니 일처리가 이렇게 되네요.
바로 앞에서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과정을 보여주니 잘 됐다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참 좋았는데, 문제는 제가 아니라 한참 바이오스 업데이트 도중 왔던 사람 때문이에요.
이거 소리나니까 불량이다 -> 아까 소리 안나는 거 확인하고 가지 않았느냐? -> 그쪽에서 불량이라고 한다 -> 왜 그쪽 말은 믿고 여기서 직접 확인한 건 믿지 않는가? -> 내가 거기까지 가느라 얼마나 헤멨는지 아느냐 ->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니 검색해 보라고 했다 -> 아몰랑 내가 이렇게 고생해야 하냐 -> 그럼 원하는 게 뭔가 -> 어버버 어버버
어버버버버버버버 -> 다른걸로 바꿔주길 원하는가? -> 지금 당장 내놔라 -> 재고가 없는 건 우리도 기다려야 한다 -> 내가 왜 기다려야 하냐 내놔라 -> (금요일 오후가 꽤 넘어간 시간이었음) 재고가 없으니 구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 그럼 환불해달라 -> 여기선 환불이 안되고 구매처에서 단순 변심으로 환불하도록 확인서는 써주겠다
음 뭐랄까. 대형 서점 갔다가 '체 게바라 평전'을 가리키면서 이런 빨갱이 책을 왜 파냐고 부왁하는 사람 이후로 오프라인에서 본 진상은 참 오래간만이네요. 기사님한테 진상 때문에 고생 많으시다고 말하고 나왔습니다.
2. 여고생
집앞 편의점에 가서 저녁을 뭘로 떼우나... 하고 보는데. 암만 봐도 여고생처럼 보이는 사람이 옆에 섭니다. 문제는 그 옆이라는 게 주류를 넣어둔 냉장고라는 거.
여고생인가 아닌가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려니 정말 소주를 들고 계산대로 가네요. 하지만 점장님의 단호한 주민등록증 요구에 그냥 돌아가고.
...인터넷에서는 이런 사례 많이 봤는데, 눈으로 본 건 처음이라서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