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사진 없습니다. 벤치 점수나 디자인 같은 거야 2017년에 다 아는 거잖아요.
정확히는 사용기라기보단 2년 반 간의 사용 종료기입니다. 내일 개강한 후 그 다음날 휴대폰을 바꾸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 정리도 할 겸 작별인사로서 글을 쓰면 객관적이고 좋겠다 싶어 잡설 좀 풉니다.
엑스페리아 Z3 컴팩트는 2014년에 출시한 폰입니다.
스펙은 Z3랑 거의 같지만 램이 2GB, 해상도가 720p고 배터리도 약간 줄었습니다.
그래도 출시할 때는 4.6인치에 이런 스펙은 구세주였죠.
갤럭시 노트 4가 나올 때였는데 지금이나 예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작은 폰에 별 관심이 없잖습니까.
지금은 소니도 XC라는 요상한 거나 내놓다 보니 저도 작은 폰을 언제까지나 붙잡고 있을 순 없어졌네요. 슬픕니다.
얘가 왕년에는(카악~) 화면 켜짐 7시간은 그냥 가는 배터리 깡패였고,
스냅드래곤 801에 720p였으니 온스크린 벤치도 당연히 무지막지했습니다.
발열도 같은 800인 G2랑 비교하면 별로 없고요.
방수도 그땐 지원하는 휴대폰이 소니 빼면 갤럭시 S5밖에 없었고, 카메라도 화소빨인지 소니 이름 치고 못 볼 정도는 아니었고요.
720p지만 화면 밝기는 요즘 아이폰하고 엇비슷합니다. 출시 당시엔 화면 밝기로 엑스페리아가 1위를 찍었던 것 같아요.
듀얼심은 아니지만 온갖 통신사도 지원하고, 마이크로 SD 슬롯도 무탈하십니다.
살 땐 당연했는데 S6가 나오면서 장점이 되었습니다.
노캔 이어폰 괜찮습니다. 소리는 당연히 별로지만 지하철 타고 다닐 때는 유용했어요.
MDR NC750이라고 후속 이어폰이 나왔던데 걔도 지원합니다. 써 보진 않았어요.
또 소니폰+민트색이라 어그로도 많이 끕니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지만.
항상 듣는 말이 소니가 폰도 만들어? 하니까 매크로성 답변을 생각해서 들고 다니시는게 좋습니다.
제 친구는 이거 케이스 씌운 거 아니냐고...
그리고 여러 저가형 폰에서 볼 수 있는 기본기가 안 되었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터치 칼 같이 받고, 센서 쳐낸 것 없고, 뭐 그런 것 들이요.
과연 그런 게 있기나 할까 싶었는데 2017년에도 그거 안 된 폰들 많던데요.
2년이 넘은 지금은 어떻냐.
배터리는 줄었습니다.
액정을 간 뒤에 초기화를 딱 한번 하고 썼는데 이젠 LTE에서 화면켜짐 4시간 정도 가면 거의 죽습니다.
용량을 확인하면 2400mAh정도 남았으니 심각하게 많이 단 편은 아닌데 그래도 많이 가진 않습니다.
대충 요즘 하이엔드 폰들 배터리랑 비슷한 수준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스태미너 모드도 어디로 증발. 예전 스태미너 모드랑 지금 스태미너 모드랑 좀 다릅니다.
성능은 스냅드래곤 801이 아무리 좋아도 젊은 650보다 아랩니다.
쓸 수도 있고 실제로 성능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안 들지만 다른 폰보다 여기저기서 느리다는건 확실합니다.
램도 2GB니까 리프레시가 있고.
내구성은 별롭니다.
방수 플랩은 1년 쯤 전에 진작 고무 씰링이 나가서 덜렁거렸고, 몇달 전부턴 막 빠져서 중간에 일본 간 사이에 잃어버렸습니다.
화면도 평범한 수준으로 튼튼하지만 교체 비용은 드럽게 비쌉니다.
XZ 화면 교체 비용이 10만원 초반이니까 차라리 그걸 깨세요.
뒷판도 유리라 제가 자전거 타다가 데꿀데꿀 굴렀는데 그 때 제 뼈랑 폰 뒷판이 같이 아작났습니다. 그런데 그 때 화면은 멀쩡한게 유머.
이어폰 잭 내구성은 최악입니다. 제가 자가수리를 2번 하게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파워 버튼 플렉스도 어찌 된 영문인지 교체했더니 진동이 안 와요. 그거 때문에 미밴드를 샀는데 사촌 동생이 돚거해갔..
마그네틱은 별로. 방수 때문에 넣은 거 같은데 괜히 빠진 게 아닌 듯 합니다.
소니 정품 독에선 케이스 씌우면 안 들어가고, 넣었다 뺄 때 마다 몇몇 앱들을 다시 로딩합니다.
16GB 기본용량은 애플이고 소니고 가릴 거 없이 정신나간 짓 맞습니다.
외장메모리 있으니 망정이지 이거 없었으면 진작에 갈았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스토리지 85% 찼네 95% 찼네 하는 알림 떠요.
스피커도 좀 별로고, 이어폰으로 듣는 소리도 좀 작고. 애플 인이어 헤드폰 리모콘도 안 되고. (안드로이드는 다 안 된다고 합니다만.)
그리고 이해가 안 되는 것 중 하나.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소리가 작아져서 보면 청력 보호를 위해서 작게 들으라고 잔소리까지 합니다.
그건 주인을 사랑하는 고운 마음씨를 가진 폰이구나 하고 넘기면 좋겠는데 이게 계속 떠요.
한달에 두어번은 보는데, 다시 보지 않음이 안 됩니다. 부모님의 마음까지 가질 필요는 없는데.
이젠 소프트웨어 지원도 끊겼습니다. XDA는 답을 찾았겠지만 저는 귀찮아서 냅두고 있습니다.
누가 없습니다.
직접 휴대폰 뒷판을 많이 따 봐서 느낀 거지만 얘 설계도 참 요상합니다.
삼성이나 애플에서는 안 하는 플라스틱 쪼가리를 구석구석 박아놓는 짓을 잘도 아크로바틱하게 했는데, 이런 기행을 펼치고도 배터리가 이만큼 들어간 게 용할 따름.
그거 덕분인지 메인보드는 절대 고장이 안 났습니다만 분해조차 매우 골때립니다.
최신 소니폰은 이 짓을 더 다이나믹하게 하니까 단점이 아닌가...?
NFC 교통카드 안 됩니다. 무슨 약을 했는지는 몰라도 한국 NFC는 되는 게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안드로이드 빔이나 NFC 태그는 잘 되는 걸로 봐서 티머니가 개새X인걸로.
4.4까진 선불카드는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 이후 버전은 안 되나 봅니다.
트윅으로 뚫을 순 있다는데 삼엘 폰들은 그런 거 없이 된다는 데서 이미 단점 맞습니다.
요약하면 2년 반을 함께한 기기인데 만족스러웠습니다.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 나온 유일한 컴팩트 하이엔드폰이었으니, 저는 그때로 돌아가도 얘를 예약구매 할 겁니다.
다만 추천은 좀. 자가수리도 각오하고 써야 되는 폰이고, 악세사리는 해외를 보는 게 빠르고, 이것저것 한국에서 지원 안 하는 서비스도 있고요.
이곳저곳 깨지고 금가서 어디다 팔기도 뭐하니,
나중에 이 할비가 고등학생 때 말이다~하는 소리를 하기 위해 집에 고이 모셔두어야겠어요.
그래서 다음 폰은 뭐냐고요?
XZ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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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올땐 아이폰의 아류다 했는데 시간이 흐르니
더이상 삼성은 이것보다 작은 고성능폰를 만들지
않아요
아이폰 se도 써봤지만 iOS는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