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 1편은 정말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특히 밀덕인 저에게 있어서 (제목값을 잘 해주는) MLRS부터 탄도미사일까지다양한 현대적 병기들을 대충 슝-펑으로 얼버무리지 않고 작동 모습을 잘 구현해주었다는게 매우 인상적이였습니다.
게다가 플롯의 적절한 완급조절, 괜찮은 유머, 꽤 개연성 있는 전개와 정치적 서스펜스까지. 영화적 완성도도 뛰어났구요. 이런 기대감을 품고 저는 2편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본편만큼 훌륭한 속편은 없다고 했던가요. 저는 또 속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전작에 비해 한참 빈약한 정치적 서스펜스, 플롯 완급 조절의 실패, 그리고 전작의 호평 요소였던 '국뽕과 신파에 의존하지 않는 희귀한 한국영화' 라는 장점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강철비 2의 이야기 전개는 국뽕과 신파를 적절하게 버무린, 아저씨들이 권총쏘고 고함지르는 그저그런 한국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게다가 김정(읍) 역할로 날씬하고 잘-생긴 배우가 배정된 최악의 미스캐스팅 덕분에 그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확 사라져버린 것도 한몫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작의 가장 큰 장점이였던 뛰어난 군사적 고증은 잃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중들에게 생소한 대잠초계기와 재래식 탄두 icbm을 영화에 등장시켰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쨋든 이것은 영화인 이상 '영화적' 재미를 기대하고 보았는데 영화적 재미는 없고 밀뽕만 충족시켜주었다는 안타까움만이 남습니다.
한줄평: 전작처럼 훌륭한 밀덕 포르노, 그러나 스토리도 포르노였다
그래도 잠수함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눈호강은 충분합니다. 1편은 지상군, 2편은 잠수함이 메인이였으니 3편은 항공무기 특집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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