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쓸 물건들이 하나같이 다음주에 도착한다네요. 지옥의 스케줄을 앞두고 벌벌 떨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할 일이 없죠. 그러니 놀 수 있을 때 놀아야 합니다.
무간도
네이버 시리즈 온 무료영화라서 봤습니다. 명작이란 이야기는 십몇년 전부터 들었던것 같은데 이제서야 봤네요. 한국 영화 신세계랑 플롯이 좀 비슷한데 완전히 같진 않고요. 설령 따진다 해도 이쪽이 원조(?)겠지요.
설정은 대체로 말이 안되고 개연성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은신술이라도 쓰는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일이 너무 많아요. 반대로 당하는 쪽은 항상 무방비하게 있다가 당하는 걸까요.
하지만 정면 하나하나가 간지가 찰찰 넘지고, 인물이나 사건들의 역할이 매우 명확합니다. 그러니까 멋진 상황을 그려야겠다고 작정하고, 모든 것이 거기에 맞춰서 묘사되는 영화입니다.
액션 장면은 하나도 없고 그냥 드라마인데. 아재들이 좋아할만한 아주 끈적하고 찝찝한 느와르 드라마입니다. 그 찝찝한 느낌만으로도 명작이라고 부를만 한데, 2, 3탄은 개연성이 더 떨어질것 같아서 보기 두렵군요.
살파랑
액션이 쩐다고 해서 봤는데 그 액션은 마지막에 나옵니다. 앞 부분은 별 의미가 없는 드라마로만 채웁니다. 무간도의 개연성이 말이 안되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멋지다고 했는데 살파랑은 더 심각해요. 이건 영화의 모든 장면들이 따로 놀고 있어요. 그냥 멋있는 구도로 찍은 장면의 모음집이라는 느낌밖에 안 듭니다.
이쯤 되니 홍콩영화 스타일이 원래 이랬었던가 궁금한데, 홍콩영화를 본지도 워낙 오래되서 딱히 비교할만한 게 생각나지가 않는군요. 당연히 스토리도 기대할 게 못 되는데, 그래도 마지막 부분에서 대충 수습을 하니까 불만스럽진 않습니다.
액션도 멋있긴 하지만 장면끼리 이어지지 않고 끊기는 건 여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룡이 액션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게 홍금보 스타일인지 견자단 스타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시시콜콜하게 따지지 않는다면 액션은 볼만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분량이 많다는 느낌은 주질 못하는군요. 그냥 머리 비우고 볼만한 영화는 될것 같네요.
써놓고 보니 이런 홍콩 영화들이 다시 안 나올것 같아서 슬프네요. 지금 홍콩을 보아하면 90년대 홍콩의 그 분위기를 다신 내지 못할것 같아서요.
그시절 홍콩영화들이 지금은 흉내내고 싶어도 쉽지않은 무언가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