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갤에서 퍼온건 아니구요..
크레이프 케익이 먹고싶어서 혼자 만들어봤습니다.
팬케이크 가루를 사서 제 멋대로 계량해서 크레이프 반죽을 만들었지요..
생크림은... 네... 직장없는 대학원생은 가난하니까 가격이 싼 휘핑크림을 구해왔어요.
--준비재료--
큐땡 1인용 팬케이크 가루 (1,100원)
내일 휘핑크림 300ml (3천원때 후반)
달걀 2알 (작은거)
우유 적당히 많이
총 5천원 미만으로 즐기는 크레이프 케익이라니!!
또띠야 아닙니다.
행주걸레 아닙니다.
계란지단 아닙니다.
일단 크레이프 반죽은 물 흐르듯한 점성만 맞추면 되서 난이도는 쉽습니다. (난이도 하)
하지만 크레이프의 반죽양 정하는것도 잘해야합니다. 괜히 유튜버들이 '전용 팬'과 '전용 국자'로 하는게 아니더군요. (난이도 중)
불세기도 적절하게 잘 맞춰야합니다. 불세기는 각 가정집 화력과 프라이펜의 두께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통 세기를 '중-하'를 놓고 하라고 하는데 제가 사용하는 프라이팬은 워낙 얇아서 '약-약'에 두고 익혀야 했습니다. (상)
그리고 잘못 뒤집으면 원형이 아니라 접혀서 반달이 되거나 이상한 모양이 나옵니다. (최상) 저기 도마 아래쪽에 걸레마냥 실패작이 그 결과물입니다 ㅠ
5장 부치니까 감을 터득했습니다. 그냥 약한불에서 반죽 펴고 기다리면 테두리가 바삭하고 갈색깔로 익습니다. 이때 뒤집으면 찢어지거나 망가지지 않게 뒤집을 수 있습니다.
손으로 잡아서 뒤집어야 하기때문에 크레이프의 중간지점 언저리 까지 손가락이 들어가야합니다. 그래야 안찢어지고 한번에 뒤집을 수 있더군요.
암튼 그렇게 한 10장을 부쳐줍니다. 보통 20장 부쳐야 일반 케익 크기 나오는데... 그러면 부치는데 1시간 정도 걸릴거 같아서 패쓰합니다.
식혀줍니다. 안그러면 생크림이 녹아서 물처럼 되요..
휘핑크림은 잠깐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얼어있더라구요.. 괜찮습니다. 어짜피 2도 정도에서 휘핑이 잘쳐집니다.
저희집(을 비롯하여 대부분)은 요리,베이킹을 즐기는 그런 우아한(?) 집안은 아닙니다. 물에 밥말아 김치 먹는 수준이라 밥은 제가 다 요리해먹습니다. (부모님 연세가 연세이니..)
그럼 전동 휘핑기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카페하는 지인한테 '손으로 휘핑치면 괜찮을까?' 라고 톡을 보내니 '자살행위임 ㄴㄴ해' 라고 답이 옵니다.
어짜피 휘핑기가 돌면서 충격을 가해 크림이 단단해지는거니 굳이 휘핑기가 필요할까요?
가구조립같은거 하다 남은 전동 드라이버 끝에 휘핑기를 부착해서 러시아 스럽게 쳐도 되지만,
전 그런거 없으니(가구조립은 그냥 손 드라이버로 합니다.) '스무디 갈아먹는 믹서기'에 휘핑크림을 넣고 갈아줍니다. 어짜피 얼었어도 갈리면서 휘핑이 쳐지겠지요.
그렇게 한 6분동안 믹서기를 돌리니 모터가 과열되서 냄새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혹시 불이라도 날까 무서웠지만 중지했다가 재개했다가를 반복하니 어느 순간이 지나자마자 크림이 갑자기 뭉쳐지더니 단단해지더군요. 신기합니다.
그다음 크레이프 위에 크림을 바르고 또 크레이프를 쌓고를 반복합니다.
보통 딸기를 잘라서 데코를 하거나 그러는데....
꿀도 다 먹고 딸기도 다 먹어서 아까 실패한 걸레짝 같은 크레이프를 대충 장미꽃 처럼 접어서 올려줍니다.
뭔가 와갤요리 스럽지 않습니까? 아이싱 같은거 잘 몰라요. 그런거 몰라....
(걍 '원썸 플레이스' 가세요... 아님 '베를린 바게뜨' 가서 사드세요.)
소감은, 해볼만합니다. 글 쓰면서 생각나서 조만간 또 해먹을지 몰라요. 크레이프만 잘 부친다면 쉽습니다.
칼로 잘라 단면을 보며 먹어봅니다.
Aㅏ.... 망했습니다.
휘핑이 가당인줄 알았는데 무가당이였습니다. 설탕을 넣고 믹서기에 돌려야했는데 그냥 돌려버렸네요 ㅠㅠ
꿀도 없고.... 그렇다고 설탕을 뒤늦게 넣을 수도 없고... 급한데로 올리고당으로 뿌려 먹습니다.
존.맛.
다음엔 생크림사서 제대로 해먹어봐야겠습니다.
딸기쨈 넣어서 해봐도 될거 같아요!